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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주 사는 이야기 Dec 05. 2023

사는 게 뭔지 원.

삶과 죽음은 정말.. 한순간입니다.


그날따라 머리도 띵하고.

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그냥 그런 느낌이 드는 날이었다.


그냥 그런 날일 것만 같은 내 촉만 그랬으면 좋았으련만,

그런 내 촉은 비껴가지 않았다..


멀쩡히 걸어 들어온 응급환자는 2주 동안 가슴 통증이 있었는데,

뭔가 심상찮은 기운에 병원을 왔다고 했다.


그날따라 굉장히 바빴고, 그날따라 전부 중증도가 심한 환자들만 왔었기에,

정말 정신없이 처치하고, 다행히. 그분은 그렇게 처치가 잘 되어 병동으로 옮겨졌다.


한숨을 돌리려는 찰나에, 환자가 또 들이닥쳤다.


정말.. 나도 죽을 것만 같았다.


마음도 몸도 너무 힘든 그때.

그 환자의 얼굴을 보니…


백지장 같은 얼굴에, 땀범벅에..

숨도 가쁘고..

혈압도 내려가고 있고.

산소 포화도는.. 15리터 산소가 들어감에도 쭉쭉 내려가고 있었다.

정신도 자꾸 내려놓으시려고 한다.


소생 약들이 계속 들어가고.

산소를 아무리 넣어도, 상태가 나빠지기만 한다.


급박하게 인튜베이션 진행이 되고..

인튜베이션이 되고서야 겨우내 진정이 되었다.


그런데, 환자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의사가 시티를 꼭.. 확인해야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냥 그냥 느낌이 그래서 닥터에게.

환자 가족들한테 보여주고, 상태 설명 잠깐 하자고 했다.

그냥.. 지금 생각해 봐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했다.

그렇게 딸들이 들어와서 인사를 하면서 울었다.

그렇게 잠깐 인사를 마치고 우린. 시티를 찍으러 갔다.


그래서, 모든 기계를 주렁주렁 달고 겨우 시티를 가려는 찰나 코너에서 …

심정지가 왔다.


인사를 하고 15 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하………


그게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이야…


씨피알이 시작되었다.

씨피알을 하고 약들이 들어가고,

상황은 더 나빠져 가고.

다시 씨피알을 하고..

그렇게 해도, 돌아오지 않으셨다.


내가 씨피알을 하는데.. 큰 딸이 다가와..

이제 그만하면 좋겠다고.

아빠도 그걸 원할 거 같다고 이야기하는데..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참 힘든 날이었다..


이게 이틀 전이었다.


오늘.. 은

정말 젊은이들이 심정지가 와서 한 명은 병원 실려오자마자 죽고.

3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고압 전기가 트럭에 전류되면서,

영문도 모르는 트럭 운전사가 문을 열다가 감전사로

심정지가 와서, 실려왔다. 그분은 그렇게 리서스 베이 3호에서

인튜베이션 한 채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트리아지를 하는데, 어떤 젊은 여자가 10 살 8살쯤 되어 보이는 두 딸들 손을 꼭

붙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나 리서스 베이 3호 가족인데..라고 했다.


가슴이 내려 않고, 그러면 안 되는데

자꾸 눈물만 나서..

설명을 못해 줬다.


단 두 문장만 말하면 되는데…


 남편이 지금 검사받는 중이야.

닥터가 나와서 곧 설명해 줄 거야..


그 두 문장을 말하면 되는데…


그녀의 빨간 눈과,

아이들의 동그란 눈을 보자니.


자꾸 눈물이 나와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동료에게 설명을 맡기고,

구석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감당하기가 힘들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힘들다.

전달하기도, 그 무거운 말들의 무게도 힘들다.


그냥..

이제까지 잘 잇다 왜 요즘 들어 응급실일이 이렇게 버겁게 느껴지는 걸까?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도 이런 일들은 정말 힘들다.


그냥 힘들다.


지친다.


사는 게 뭘까?


톨스토이가 그랬다.

죽음을 알기에, 인생은 더 값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죽음은 역시나 그 무게가 너무 크다.



나를 저 밑바닥까지 끌고 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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