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 블라블라 - 풀벌레
어떤 소리가 들리는 때가 온다.
밤 벤치에 앉아 있어도 모기 걱정이 없다.
이어폰을 뺀 채 있는데,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저마다 소리의 색감은 달라도
가로등 불빛 만으로는 서운한 야심한 공기를
채우기는 충분하다.
서울의 밤은 고요하지 않다.
버스는 자정을 향해 달리고,
늦은 귀가를 하는 사람들도
얼굴에 방금 끝난 모임의 여흥이 남아있다.
풀벌레의 소리는 그들의 계절이 왔지만.
결코 요란하지 않다.
어쩌면 풀벌레는 이전에도 같은 자리에서 울고 있었겠지만,
나는 오늘밤에야 마주했다.
세상을 조용히 채우고 있을
모든 풀벌레 소리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