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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대윤 Feb 21. 2024

다이어트(Diet)는 죽을 때까지(Die)

내 체중을 돌리도...

원래는 이렇지 않았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절대 이렇지 않았다.

하지만 거울 앞에 서있는 남자는 내가 봐도 낯선 파오후이다.


거울을 가만히 바라보며 욕을 마주하면 그도 똑같이 내게 입을 중얼거린다.


알 수 없는 사람이다.

도대체 낯선 이 남자는 어디서 온 것일까.




다이어트, Diet는 원래 식단을 뜻하는 단어란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체중을 줄이는 것을 일컫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맞다. 체중을 줄인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가...


나는 다이어트를 해서는 안 되는 몸을 갖고 있었다.

당시에는 물론 담배를 한 갑 반이상을 태웠고,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운동을 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집에 갈 때 

버스비마저 없으면 걸어서 두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걸어 다녔다.

배는 늘 등에 붙어있었으며, 사람들은 나를 "배고파"라고도 불렀다.


맞다. 나는 배가 고팠다.




문제는 담배를 끊으면서 생겼다. 금연은 심각한 후유증을 몰고 왔다. 담배를 태우는 시간이 되면 저절로 무엇인가가 당겼다. 그것이 단 것이든, 아니면 짠 것이든 무한정으로 그것이 당겨서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할 수 없이 담배 대신 군것질을 선택했다.

길을 가다가 가슴이 너무 아파서 주저앉아 쉴 정도가 되어 병원에 가보니 죽든지, 금연을 하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말에 꼴에 삶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던지라 금연을 선택했다.


그 뒤로 수술을 한 뒤로 움직이지 못하는 동안 체중은 다시 한번 늘었다. 한 번 체중이 늘어나는 것을 겪다 보니 그리 놀랍지 않았다. 그래 바로 이거지. 체중은 이렇게 늘어나는 것이다. 쉴 새 없이 늘어나는 허릿살을 보면서 쾌감까지 일었다. 


또 한 번 체중이 늘어나게 된 것은 끊임없이 약을 복용하면서 공부를 하게 되면서부터였다. 얼마나 쑥쑥 체중이 늘어나는지 얼굴의 형태까지 바뀌어버렸다. 한 때는 턱에 베이이 것 같이 날카롭던 내 턱선은 둥그스름한 원형이 되어버렸다. 눈은 작아졌고, 코는 낮아졌으며, 입은 앞으로 모아져 튀어나왔다. 말 그대로 파오 후가 된 것이다. 그 상태에서 안경까지 쓰고 나면 나는 영락없이 주오남이 되어 버린다.




문제는 체중이 한 번 늘어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계속 늘어나기만 하면 좋으련만, 이 것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이 현상을 요요라고 부른다는데, 병원에서는 이 현상을 더 안 좋게 봤다.


"그렇게 체중이 들쭉날쭉하시면 관절에도 안 좋고, 블라블라블라...."


그렇다. 나는 관절도 나빠졌다. 체중이 왔다 갔다를 반복하는 동안 한 체중에 적응을 하지 못하던 나의 관절마디마디들은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이곳저곳에서 주인을 보고 원성을 터뜨리고 욕을 하기 시작했으며 파업에 들어갔다., 그 결과 나는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어딘가 길을 걸을 때면 올라오는 통증에 탄식이 절로 나온다. 최근에는 어깨 통증까지 더해져 이제는 신체 나이 70대를 넘어섰다.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결심을 한다. 다시 원래 체중대로 원래대로 돌아가는 거야. 남들에게 다시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보여줄게~~!!!"라고 노래를 부르며 달라진, 내 원래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한 번 다이어트에 돌입을 하면 세상의 가장 행복한 쾌감 중에 하나인 먹는 쾌감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3대 욕구 중의 하나인 식욕을 접어야 한다는 것을. 그럼에도 나는 다이어트를 결심한다.


체육관에 가는 길은 너무도 멀다. 심지어는 차를 타고 가는데도 멀다. 이 것은 미친 짓이라는 것을 안다. 운동하러 가는데 차를 타고 간다니. 말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에 다시 수긍한다.


나는 다이어트를 한 동안 나를 죽이는 행위라고 규정하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극한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몇 달 동안 얼마를 감량했어요,라고 말하는 분들께 나는 늘 부러움과 극찬을 보낸다. 그래 나는 달라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계속 통증과 멸시의 눈길을 받으며 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결심은 한다.


"다이어트는 죽을 때까지 하는 것이다.(DIet is DIe, T.T!!!!!)


2024년 2월 21일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성공일지를 꼭 써보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커버이미지 하이닥

Written By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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