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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븐 Dec 20. 2024

브라맛 #34 미나리육회비빔밥

갈속집 (수지)

이제 피곤하면 몸에 티가 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젊었을 땐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리는 나이가 된 줄만 알았지 생애 전환기를 거쳐 몸이 고장 날 시간만 남아 있으니 잘 버티고 가꾸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술을 좋아하는 터라 그 경계를 잘 관리해야 하는데 또 놓쳐버렸다. 더불어 운동을 좋아하는 터라 더 잘 다스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한 마디로 강하게 반성하는 의미에서 수수방관이 아니었던가 싶다.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면 '간을 조심해야 한다' 

간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피곤'을 경험하게 된다.

피곤함 가운데에서도 잠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눈에 이상'이 온다.


중년이 되니 그 빈도가 느껴진다.

핑계를 좀 더 하자면 아울러 최근 일어났던 국가의 내란과 탄핵 사태 때문에, 따님의 기말고사로 대비로 인한 새벽 귀가에 잠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 


두둥. 결국 신호가 왔다. 


결. 막. 하. 출. 혈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27445&cid=51007&categoryId=51007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일반적 피부에 멍들면 붉거나 녹색이다가 제 살로 돌아오지만, 결막하출혈은 다르다. 눈의 흰자가 투명하다 보니 피멍이 그대로 드러난다. 

 

나흘간 바깥 외출이 힘들 모양새고, 어머님을 찾아뵙기에도 죄송한 모습, 가족들이 마치 SF영화에서 외계로부터 온 생물체가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서 눈 흰자가 사라지고 검은색이 되는 공포적 장면과 흡사한 모습 + 거머리 같은 검은색 연출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빨강. 

당연히 공포스러운 면이 있다. 해서 가족들도 눈마추치기 꺼려할 수준. ㅋㅋㅋㅋ


자 해결책은 크게 세 가지.

* 잠을 잘 자야 한다. 잠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인다. 

 - 잠들기 최소 3시간 전부터는 폭식, 음주는 피하고 

 - 침대에 누우면 조명은 모두 끄고, 휴대폰은 멀리 둔다.

 - 문을 열고 시끄럽게 떠들어 잠이 깨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가족에게 양해를 구한다.

* 짧은 시간 현상이 빈번하거나 정도가 심해졌다면 '병원(안과)'를 찾아 약처방을 받는다.

* 간을 다스리자

 - 술은 최소 사흘 이상의 휴지기를 두어야 한다.(연속해서 마시면 최악이다)

 - 술은 맥주 한 잔이나 소주 한 잔도 소주 한 병 마신 것과 같다.

 - 소주 한 병 이상의 과음을 한경우, 다음날은 다스리는데 집중. 과한 운동은 피한다.

 - 좋은 음식으로 '가려 먹어야 한다'


자 우선, 

식사 전후 액티비티
획고: 77m, 거리 11.54km. 월간 누적거리: 132.75km
소모칼로리: 370kcal
라이딩 러닝 타임: 40분
주요 코스: 죽전 - 구미교 - 금곡로 - 동천나들목 - 수지 - 리턴
기온: 최고 3도, 최저 -3도, 출발온도 -1도 (체감은 영하 5도)
날씨: 흐림
바람: 북서 3ms
미세먼지: 보통, 초미세먼지: 보통, 자외선: 좋음
복장: 지로 헬멧, PNS 동계용 비니, 스파이더 롱슬리브 져지, 블랙약 동계용 팬츠/슈즈,
스카이시프트 고글, Rapha 라이트웨이트 재킷

웬만한 사항들은 '반성'하며 지키기 시작했으니 오늘은 짧게 라이딩해서 좋은 음식을 먹어야겠다 싶었다.

그래 그곳에 가자. 날은 추우나 동계용 복장으로 무리 없이 다녀올 가벼운 거리다.


오늘은 가까운 거리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다녀오니 물통 대신 작은 플래스크를 챙겼다.




운동 중 리커버리를 위한 오늘의 맛집 - 갈속집

https://naver.me/FsKyhwaN


간을 다스리기 위한 먹거리 중 단백질만 보충할게 아니라 건강한 음식을 떠올렸다.


미. 나. 리.


미나리는 해독작용이 뛰어나고 간기능개선을 돕고 고혈압 예방에 효과적인 식재료다. 이 세 가지로만 따져봐도 결막하출혈에 좋은 음식이다. 이 무슨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소리냐 하겠지만 더 악화되지 않으려면 가급적 챙겨 먹고 싶은 마음이랄까.



실내 매장은 깔끔. 그리고 손님을 챙기는 자세도 좋다. 직원들 친절. 


매장도 깔끔하고 주차장도 널찍해서 자전거를 주차/보관하기에도 쾌적하다.


미나리는 제철도 아니다. 이제 막 첫 추수를 하거나 이제 막 심어 물미나리로 길러내기 준비를 위한 시기. 하지만 이 집은 사시사철 좋은 미나리를 제공하는 집이다.


싱그럽고 상쾌한 향을 그대로 살리고, 은은하게 허브향마저 느껴지는 신선한 미나리가 육회비빔밥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수북한 비빔밥. 가볍게 함께 제공되는 선지해장국도 별미. 선지의 비린내를 싹 잡아냈고, 식감도 부드럽다. 이 집의 비빔밥은 건강식이다. 추천한다.




이 매장과 관련된 정보 몇 가지.

* 본점은 용인 수지점이고, 경기남부 네 개의 지점이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트업 격의 집이다. 

* 사실 이 집의 이름 '갈속'의 의미는 '갈치속젓'의 축어로 갈치 속밥을 자랑하는 집이다. 갈치 속밥은 생선 젓갈을 좋아하는 분에게는 추천한다.

* 사실 최근에 이 집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갈빗살. 그중에서도 양념갈빗살. 800g을 6만 원대에 판매하는 가성비에 우선 집중하는 장사를 하고 있다. 갈비도 시도해 본 적이 있는데 최상이라기보다는 유사 가성비 프랜차이즈인 '먹보갈비' 대비 소금간이 살짝 잘 배어 있어 심심하기보다는 맛에 집중한 느낌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양념 소갈비(한우는 기대하지 마시고)를 드시고 싶다면 집을 추천한다.




돌아오는 길. 애정하는 슈크림빵을 사다 달라는 아내의 명을 받든다. 최애 슈크림빵 맛집 애나의 집에 들러 브롬톤 투어 백에 담는다.

 



(참고사항: 맛집 방문은 포스팅 당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 방문일과 대략 2~3주 정도 텀이 있습니다. 광고지원도 없으며, 그 어떤 지원이나 홍보비를 받지 않는 개인적 견해를 담은 내용일 뿐이오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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