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모디 by 꽃작가
유달리 즐겁고, 특별하게 기억되는 여행에는 늘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포함되어 있다.
게스트 하우스에 모여든 초면의 여행객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거나,
너무 많이 사버린 바비큐용 고기를 같은 숙소 옆방 사람들과 나누려다 다른 안주거리를 배로 받아오게 되고, 그러다 주거니 받거니 여행팁까지 나누게 되거나. 혹은 조용한 카페나 식당의 사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경험들 말이다.
낯선 도시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은 늘 여행의 에피소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경주에서도 이런 경험을 기대하고 있다면 우선 발걸음 가볍게, 마음도 가볍게 이곳에 놀러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첨성대 인근에 위치한 공간, [마카모디]
나는 경주에 살고 있지만 이곳에 갈 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재밌는 이야기와 체험을 나누며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경주에 여행을 왔는데 첨성대, 황리단길만 둘러보는 거 말고 좀 더 재밌는 에피소드를 남기고 싶은 당신에게도 이곳을 추천한다.
마카모디는 경상도 사투리로 ‘모두 모여라’는 뜻이다.
#로컬콘텐츠제작소 #로컬크리에이터 #경주기념품 #짜이집 #공간임대
이 단어들은 마카모디가 자신들을 설명하는 키워드들이다. 단어들의 조합만 본다면 ‘그래서 뭐하는 곳이야?’ 싶을 수도 있겠다. 여행지에서 ‘저기가 뭐하는 곳일까’ 궁금할 땐 일단 들어가 보는 게 득이다. 예상치 못한 경험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마카모디에도 일단 한번 들어가 보자.
쪽샘의 한옥 주택을 개조한 마카모디의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카모디에서 직접 기획 제작한 경주 기념품과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모은 소품들을 판매하는 상점을 만나게 된다. 짜이와 밀크티, 수제 과일청으로 만든 시원한 음료와 앉을 자리도 마련돼 있다. 마카모디의 첫인상은 바로 이 #경주기념품과 #짜이집 이다.
그러나 진짜 공간은 작은 문 안쪽 마당에서 시작된다.
예쁜 마당과 거실, 주방, 서재와 작업실 그리고 옥상까지
입구의 작은 문을 열었을 때는 상상하지 못했던 공간이 펼쳐지는데
사실상 이곳에서 대부분의 일들이 벌어진다(?)
마카모디는 서로의 취미를 나누고 함께 즐길 수 있다면 누구나 선생님이 되고 누구나 학생이 되고, 그렇게 서로의 삶에 든든한 영양분이 되어줄 수 있다고 말한다. 마카모디의 운영자와 친구들, 오다가다 인연이 닿은 여행자들이 이곳에서 클래스를 연다.
홍차마시기, 양초 만들기, 외국 음식 만들기 등등 주마다, 요일마다 다양한 클래스가 열리고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코로나 19의 여파로 클래스를 열지 못하고 있지만 곧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ㅜㅜ)
최근엔 딱 일주일만 열리는 재밌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다.
‘아카시아 체험’. 산내면 우라리 깨끗한 곳에서 따온 아카시아로 청을 담고, 예쁜 설기를 만드는 체험이었는데 태어나 이렇게 많은 아카시아 꽃을 만지고, 실컷 향에 취해보기는 처음이었다. 한바구니 가득 담겨있는 아카시아 꽃을 뜯어내면서, 예쁜 꽃을 원 없이 바라보고 만지며 향기에 빠져있는 것 자체가 힐링이었다.
아카시아 체험 프로그램은 마카모디 운영자 미나씨가 진행했는데 그녀는 경주 산내면에 시집 와서 집집마다 아카시아청을 담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나는 이날 아카시아로 청을 담는 다는 걸 처음 알았고, 아카시아청에서는 (어쩌면 너무 당연하게도) 향이 아주 진한 아카시아 꿀맛이 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이렇게 경주에서 5월 한때 잠시 누릴 수 있는 아카시아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마카모디가 #로컬콘텐츠제작소 #로컬크리에이터라는 키워드를 내건 이유다. 아마 앞으로 경주의 지역색이 강하게 묻어나는 재미나고 독특한 프로그램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어떤 사람들이 또 어떤 재미난 일들을 엮어나갈지 계속 기대가 되는 공간이다. ‘마카모디’라는 이름처럼 누구든 마카 모여서 재미난 일들을 모의하고 판을 벌리는 곳.
마카모디의 클래스와 체험 프로그램들은 인스타그램(@macamodi_0km)에서 확인, 신청 할 수 있다. 시간이 맞다면 마카모디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아주 높은 확률로 꽤 유쾌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맞지 않다면 그저 잠시 기념품을 사러 들러도 좋고, 아카시아 에이드나 짜이 맛을 보러 가도 좋을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자로 보내는 시간에 익숙한 마카모디의 운영자들이 좋은 말동무가 되어 줄테니. 마카모디 인스타그램에 운영자가 쓴 글처럼 “친구가 필요하거나 시간이 남거나 짜이 한잔이 생각나거나 작업공간이 필요할 때” 부담 없이 들리면 좋을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