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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스타 KM Dec 28. 2022

싱가포르에서 동서남북으로 집(condo) 구하기

싱가포르에서 집(condo) 렌트 구하기

코로나가 끝나가기도 전에 싱가포르는 주택시장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집값이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렌트비까지 오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작년 중순부터 지인들과 모이면 요즘 렌트비가 어디가 얼마 올랐다는 얘기를 빠지지 않고 했었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싱가포르는 렌트비가 2년 전에 비해 무시무시하게 올랐다. 다운타운에 있는 아파트(condo) 방 3개 아파트 30평형 정도의 집이 $4000 정도에서 $7000 이상으로 뛰었다(지금 환율 기준으로 보면 월 400만원 정도에서 월 700만원이 된 것인데 월 300만원씩 월세를 더 내야 한다).


 이로 인해,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가는 사람들은 마음이 조급해지지만 계약 연장을 잘 한 사람은 한 숨을 돌리고 산 넘어 불구경하듯 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기존에 살던 사람에게 10% 정도로 올려서 재계약하는 양심적인 집주인이 있고, 아예 현재 살고 있는 사람이 낼 수 없는 높은 금액을 제시해서 이사를 나가게끔 하고, 그 가격에 맞는 새로운 세입자를 들인다.

현재 한국도 전세를 기존 금액의 5%밖에 못 올리기 때문에 기존 세입자의 전세비와 시세대로 받는 새로운 세입자의 전세비가 많이 차이 나는 것과 비슷한 경우이다.


이런 부동산 시장에서 계약만기가 되어가는 나는 불안했었다. 부동산 경기를 나에게 반영이라도 하듯 집주인은 나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나의 집주인은 후자였다. 내가 살고 있는 렌트비에서 거의 50%를 더 올려서 우리에게 제시했다. 그것도 너희는 굿테넌트니까 그 가격에 준다며 우리에게 선심 쓰는 듯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들이 선심 쓴 렌트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나는 우리의 상황, 그리고 주변 지인들의 계약 사례를 들며 그들에게 렌트비 조정을 해달라고 했으나 가격조정은 할 수 없다는 대답과 렌트비가 부담이 되면 이사를 가면 된다는 답변이었다. 킹 받았지만 이것이 현실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사를 결심했다.




* 싱가포르에서 집(condo) 렌트 구하기

-. 에이전트를 컨택한다.
-. 내가 살 곳과 나의 예산을 알려준다.
-. 에이전트가 몇 곳을 소개하면 뷰잉을 한다.
-.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계약을 한다.
(한 달의 렌트비를 먼저 내고, 완전한 계약이 이루어졌으면 두 달분의 렌트비를 디파짓으로 낸다. 그 디파짓은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집 상태를 확인한 후 집주인이 돌려준다. 만약 집 상태가 계약을 할 시점과 다르게 변색, 파손 등이 되어 있을 경우 디파짓에서 그것만큼의 비용을 제하고 돌려준다)
-. 계약이 시행되는 날로부터 한 달 동안은 세입자가 살면서 집 상태에 대해 고칠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요구 사항을 에이전트에게 말하면 에이전트가 집주인과 상의해서 수리나 보수등을 해 준다.

싱가포르도 집(condo) 렌트 계약은 한 번 계약할 때 2년이 기본. 1년을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고, 드물지만 3년, 4년을 하는 사람도 있다.

싱가포르는 통상 집 계약 기간이 만료되기 2개월 전에 계속 살기를 원하는지 이사를 갈 것인지를 집주인에게 알려야 한다. 그렇지만 이것도 집주인에 따라서 유동적이었다. 어떤 집주인은 나가기 1개월 전에만 얘기하면 된다고 하기도 했었다.


집을 구할 때, 에이전트는 집주인의 에이이전트와 테넌트의 에이전트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에이전트를 동반하고 집을 구하고, 집주인도 에이전트를 통해 매물을 내놓는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렌트를 구할 때 $3500 이상이면 집주인이 에이전트비를 지불했다. 테넌트는 에이전트 비용 즉 커미션을 낼 필요가 없었다. 그러면 에이전트가 그 돈을 받아 에이전트끼리 비율을 정해 나누어 가졌다.

예를 들어, 내가 에이전트를 대동해서 집을 보고 그 집이 마음에 들어 월$5000의 렌트비를 내는 집을 계약했다면 집주인이 월$5000을 에이전트에게 주고 에이전트끼리 그 커미션을 나누어 가졌다.


나도 에이전트를 통해 집을 알아보려 연락을 했다. 그런데 며칠 뒤 에이전트에게 황당한 문자를 받았다.  

요즘은 셀러마켓이라 에이전트들이 커미션을 나누지 않는다고 하니 본인과 함께 집을 알아보면 커미션을 너희가 줘야 하는데 괜찮냐는 문자였다.

무슨 소리니! 당연히 안 괜찮지! 

한국돈으로 500만원이 더 넘는 돈을 우리에게 부담하라는 것은 집을 이사해야 하는 우리에게 그 비용이 엎친데 덮친 격으로 크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사를 결심하고 얼마 되지 않아 집(condo)을 직접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사가 시작되어 자의반 타의반 진행되었다.




‘어디 보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싱가포르 중심부. 렌트비가 그렇게 올랐다는 거지. 그럼 동쪽은 얼마인지 끝으로 가  볼까?’


나는 싱가포르의 부동산 검색 사이트 PropertyGuru.com 에 접속해서 집(condo)을 구하기 시작했다.


동쪽의 렌트비는 얼마나 될까?


대략 방 3개, 화장실 2개, 한국으로 말하면 30평형대의 아파트 정도 


동쪽 끝 즈음에 있는 콘도 가격이 뜨악!!!

한국돈으로 월 500만원이 넘는단다. 말이 돼?말이 안 돼.

오 마이 갓 오 마이 갓 오 마시 갓!!!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시내에서 너무 멀어서 콘도가 나와도 가서 살기 꺼려했던 곳인데. 월500만원이라니. 고개가 절로 저어졌다.


그럼 서쪽 끝은?


상황이 비슷했다. 처음보다는 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서쪽은 동쪽에 비해 좀 더 인구가 많고, 쇼핑몰도 더 많고, 유동인구가 더 많다. 말레이시아도 가깝기 때문에 검색을 하기도 전에 감이 왔었다. 비슷하거나 더 높을 것 같다고….

월 400만원에서 600만원의 렌트비를 원하는 매물들이 나와 있었다.

미친 렌트비였다. 가격이 정말 미친 거다. 가격이 미치지 않고서는 이렇게 날뛸 수 없었다.


북서쪽은 어떨까?

말해 뭐 하나…. 비슷한 상황이다.

월 500만원.

도대체 월 500만원이 말이 되나? 그것도 시티의 중심이 아니라 동서남북의 끝 즈음에 있는 곳의 가격이 그렇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심각한 상황 아닌가?



남동쪽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히려 남쪽에는 마리나 베이도 있고, 강이 있기 때문에 더 비쌌다.

월 600만원!


물론 이 가격은 집(condo)의 지어진 년도, 지하철에서의 거리, 콘도의 부대시설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나는 대략 30평대 정도의 방 3개의 일반적인 콘도의 가격을 알아본 것이다. 그리고 이 가격은 집주인이 요구하는 가격이라서 이 가격에 거래가 되기도 하고, 이 가격에서 네고해서 10프로 정도 낮은 금액에 계약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했지만 현재 싱가포르의 부동산 렌트비는 미친 듯이 치솟아있다.

왜???

에이전트의 말에 따르면 작년 재작년 covid19로 인해 많이 움츠려 있었던 부동산 경기가 코비드가 풀리면서 다시 일자리를 위해 싱가포르에 온 사람들이 많은 반면 공급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요 공급의 원리. 그 단순한 원리였지만 예측하기 너무 어려운 경제 논리인가 싶었다. 세계의 부동산이 미친 듯이 올랐다가도 폭락하기도 하고 그 때문에 힘들게 고생을 하는 나 같은 세입자들이 있었다.


집 빼라고?
그래 치사하고 아니 꼬아서 나간다.

근데 어디로???
한숨이 앞선다


한 달 동안 연락한 집(condo)만 수십 곳.

번호대로 줄 서서 기다렸다가 집을 보기도 하고, 뷰잉이 5분밖에 안된다고 해서 일을 부랴부랴 마치고 집을 보기도 하고, 3주동안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겨우 집을 보기도 하고, 뙤약볕에 15여분 걸어가 보기도 하고, 밤 10시 30분에 뷰잉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서 나는 집을 결정했다.

이젠 이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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