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적인 성격을 지닌 엄마의 육아방식과 자녀를 대한 자세에 관해
'엄마의 말. 행동은 자녀의 미래가 된다'
아이를 키우며 참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이 말엔 엄마로서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다른 면에서 살펴보면 나 자신이 아이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는 뜻도 된다.
세상 모든 엄마들은 자기만의 기준으로 '내 아이는 이렇게 컸으면 좋겠어'의 미래가 있다.
'똑똑한 아이가 됐으면 좋겠어'
'자신감 넘치고 끝없이 도전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음악가가 되어서 전 세계를 누볐으면 좋겠어'
이런 엄마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본인들은 부정하지만 대부분 어린 시절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이나 못 가진 성격을 자식이 가졌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 또한 그렇다.
내 젊은 시절은 남들과 같느라, 남의 기준에 맞추느라, 남의 기분 공감하느라 내 것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한 후회와 자책 때문인지 내 자식만큼은 남 눈치 안 보는 당당한 성격을 지녔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
그런데 요즘 들어 확실히 알게 된 사실이 내가 모든 걸 망치고 있었다.
자녀를 대할 때 바람과 정반대의 태도로 어릴 적 나 같은 아이를 만들고 있다는 거다.
'똑바로 앉으라고 했지!'
'친구가 달라고 하면 양보하는 거야'
'한 번만 더 흘리면 혼난다!'
얌전하고 사고 치지 않으며 엄마의 기준에 맞춰 행동할 때 '잘했네'를 피드백받는 아이.
자신도 모르게 엄마의 표정을 살피며 기분이 안 좋은가 싶으면 눈치 살피는 아이.
물론 사회적 규범과 약속에 적절히 상호작용하는 태도는 대한민국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엄마의 육아방식에 따라 순응과 복종으로 확장될 수도 있다.
'나는 왜 내 바람의 반대로 아이를 조종하려 하고 있을까?'
그 원인은 한 단계 더 들어가 내 부모와의 애착 과정 속에 있었다. 내 부모가 나에게 했던 방식을 내가 경험하며 '난 절대 내 부모처럼 자식을 키우지 않을 거야' 다짐하곤 Ctrl+C / V 하듯 그 모습 그대로 지금의 내 아이에게 복붙 하고 있는 거다.
내가 경험한 육아방식이 대부분 그랬기 때문.
내 몸에 오랜 기간 동안 겹겹이 쌓여온 부모로서의 기술과 방식은 통제와 강압, 통솔 하에 학습된 부분이라 이 방식 외엔 할 줄 아는 육아방식이 없던 거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마주하고 나니 마음이 아팠다.
'내 아이도 그럼 나와 같은 결핍을 지니게 되는 걸까? 그리고 그걸 딴 사람도 아닌 내가 주입시키는 꼴이라니.'
확실한 건 아이를 대할 때 입으로 아무리 '자유로워져라' 말해도 엄마인 나 자신이 자유로운 성격이 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거다.
나 자신이 가장 약한 '자유로움'을 내 아이에게 지니게 해 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단 하나, '내려놓음'이다.
내 기준, 가치관, 당연함, 옳고 그름, 습관, 잘 됐으면 하는 마음, 무의식에서 나오는 말과 행동, 표정까지 익숙한 모든 것에서 멀어지고 내려놓아야 한다.
이는 소위 뼈를 깎는듯한 고통처럼 매우 답답하고 어느 땐 화가 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나에서 어색한 나로 변화하는 과정은 꽤나 매력 있다.
잊지 말자. 엄마인 내가 꽤나 강압적인 성격에 내 아이를 통제해야 잘 클 거다 생각하는 누군가 있다면 지금부터 끝없이 되뇌자.
'그럴 수도 있지.. 그럴 수도 있네..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어.. 그렇게 됐구나..'
나와 내 아이의 자유로움을 위해 오늘도 뼈를 깎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