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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항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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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유니 Sep 03. 2022

갑분전 (갑자기 분위기 전쟁)

2022.5.22 꿈 일기에서 발췌

2022.5.22 꿈 일기에서 발췌


전쟁이 일어났고, 나는 학생이었다.

다행히 학교엔 폭탄이 떨어지지 않았고,

나는 폭격을 맞는 도시를 창 너머로 바라보고 있었다.

J이모(엄마의 친한 친구)는 리볼버를 들고 복도를 순찰했다.

그 이모는 991-8888번에 전화를 걸면 나도 그걸 주문할 수 있다고 일러 주었다.

(잠에서 깨어 검색해 보니 그 숫자는 진짜 아무 것도 아니었다.

로또 번호가 되기에도 애매한 숫자들이다.

뉴발란스 991이나 사 신으라는 무의식의 계시였을까?)


같은 교실에는 중학생 때 나를 괴롭혔던 아이가 나왔다.

나는 그 애에게 널 용서한다고 말했고

그 애는 용서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멀리에 또 폭탄이 떨어졌고 우리는 그걸 그냥 지켜봤다.

그러다가 심해지면 창문을 닫았다.


어떤 사람은 교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가부좌를 틀고 기도를 시작했다.

나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잠을 덜 자서 피곤했기 때문에 맞춤법을 자꾸 틀렸다.

그것이 내 기억 속 이 꿈의 마지막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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