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해의 노래, 아직이라면
검은 호랑이의 해라서 98즈 호랑이즈의 호랑이 무대만 봤더니 1월 3일인데 벌써 지치기는 커녕 호랑이 기운이 펄펄 넘쳐서 쓰는 피원하모니(P1Harmony) & 신곡 뮤비 리뷰.
미국에서 찍어 온 뮤비라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눈호강 구간은 별로 없다. 근데 노래가 진짜다. 이번에도 돈 냄새가 폴폴 풍기고 비트가 맛있고 역시 맛집이란 소리가 절로 나왔다.
가사에 맞춰서 안무가 진짜 빡세다. 가사는 계속 두잇 라잌 디스가 나오면서 그냥 계속 하라는 말이 이어지는데, 그 앞뒤 가사들이 귀에 꽂힌다. "주저앉지 말고 그냥 / 너의 꿈을 외쳐 함께 / 멈춰 있지 말고 힘껏 / 두 손 놓고 있지 말고 / 혼자 울지 말고 크게 / 몰래 숨어 있지 말고 / 포기하지 말고 다시 / 도망치려 하지 말고 Do It Like This"
새해가 되면 뭔가 새롭고 거창한 다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새해에는 '하지 말아야지'하는 것들의 리스트도 적어본다. 의지가 박약한 나 자신을 하루 아침에 180도 바꿀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지만, "새해라면 이런 계획쯤은 세워줘야 하지 않겠어!"하면서.
하지만 아니어도 된다는 사실이 나를 안도하게 한다. 가벼워도 된다. 새해의 다짐과 새 모습을 바라는 것도 좋지만, 헌 해의 나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기에. 어떤 면에서의 나는 있는 힘껏 그대로여야 하는 것들도, 애써서 하던 대로 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매일매일의 '일단 한다'가 나를 성장하게 했고, 지금까지 '그냥' 해온 것들이 나를 지탱해주기도 했으니까. 로꼬도 그랬다. "그냥 하기나 해. 뭐든지 걱정만 많으면 잘될 것도 되다가 안되니까 그냥 하기나 해."
2022년, 생각이 많아질 때, 울고 싶어질 때, 멈추고 싶어질 때마다 이 노래를 듣기로 한다. 영업인 것 같다고요? 맞습니다. 올해의 노래가 아직이라면 P1Harmony - Do It Like This를 들어 보세요.
그리고 뮤직 비디오에 '저게 왜 나와?'하는 장면들이 많아서 이 친구들에 대해 공부를 좀 해봤는데... 하. 이거 참. 왜 재미있고 난리람?
2. 그렇게 다들 ㅍ1스가 된다
팀명인 P1Harmony(피원하모니)는 플러스(Plus)와 숫자 1, 하모니(Harmony)의 합성어로 '팀'과 미지의 '하나'가 더해져 다양한 하모니를 만드는 가능성이 무한한 아이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앨범은 'DISHARMONY', '부조화'라는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개연성 있게 발매되었다. 총 3부작으로, 데뷔 앨범 STAND OUT에서는 '틀'을 부숴 '사이렌'을 울리고, 2집 BREAK OUT에서는 너는 아직까지도 '겁나니?'(=쫄지 마!)로 컴백했다. (꽤나 단순해서 좋음)
그리고 3집 FIND OUT이 나오기 전 바로 저 영상이 나오는데, 멤버별로 캐릭터를 부여한 영상(W+W)으로 그동안 그려왔던 큰 그림인 +WORLD 뿐만 아니라 컴백에 대한 실마리도 던져준 영상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실현할 가능성 그 자체야" 기호가 말한다. 이는 피원하모니의 팀명과도 맞닿아있으며, 동시에 3집 타이틀 곡인 'Do It Like This'의 가사 내용이기도 하다.
뮤직비디오에서 다소 뜬금없다고 느껴졌던, 6명의 멤버들이 전부 각자의 왕관을 쓰는 모습이나 RESET 버튼을 누르는 장면도 가사와 세계관을 함께 보니 '이거 완전 미친놈들이네'싶었다. 결국 그들은 각자 빛나는 존재가 되어, 부조화를 탈피하는 것에서 벗어나 아예 새롭고 다양한,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의 하모니를 만들어내겠다는 거잖아?
이런 서사와 개연성을 주면 그 그룹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지는 사람이 바로 나다. 기호 와 인탁 버전이 제일 기억에 남아서 링크를 달아 둔다.
3. 요즘 애들, 피원하모니
피원하모니가 10월에 한 달 동안 미국에 간다고 해서 케이팝 팬들의 부러움을 샀다. 데뷔한지 1년인데 벌써 미국을 가다니 & 이 시국에 미국을 가다니 (좋겠다)! 샌디에이고 Balboa Park에서 진행된 한국의 날(10/23) 기념 행사에 K팝 대표로 참석하였고, 만여 명의 팬들이 모인 가운데 45분짜리 단독 공연을 했다고(부럽다). 그리고 LA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에서 진행되는 미국 프로축구(MLS) 로스엔젤레스(LA)FC와 시애틀사운더스FC 경기(10/26)에서 축하 무대도 선보였다. 2만 2천여 석 규모의 경기장에서 하프타임 때 그 공연 무대가 중계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 한 달간 미국에 다녀왔던 사진을 요즘 애들 감성으로 피.꾸.(피드 꾸미기(이런 말 없음)) 해준 게 너무 정성이잖아... 심지어 너무 예쁘다. 서로 찍어준 사진이라 너무 귀엽고. 미국 비하인드 영상들은 20분 정도씩 3번에 나눠서 올려줬다. 아마 브이앱도 자주 하지 않았을까? 자고로 해외투어의 꽃말은 쌩얼&침대 브이앱 아닌가(아님).
기호가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예 국적이 캐나다다. 소울이는 일본과 한국 이중국적인 것 같고. 한국인 멤버로만 구성된 그룹을 좋아해온 나는 이런 순간이 좀 부럽다. 케이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동시에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맞지만, 영어권 진출에서는 어쩔 수 없는 벽이 느껴진다. 코로나와 변이바이러스가 좀 잠잠해지고 다양한 나라에서 진행하는 해외 투어들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오랜만의 해외 올 로케인데 뮤비 마지막에서는 사막에 얼음 결정 같은 것들이 둥둥 떠다니면서 끝난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메타버스 세계관... +World인가? 풍경보단 픽셀과 그래픽에 더 익숙해져야 하는 시대인 건 분명한 것 같다.
피원하모니는 최초로 영화로 데뷔한 아이돌이다. 아마도 3부작이 끝나고 새로운 era가 시작되지 않을까 싶은데 생산해내는 콘텐츠들을 보니 기대가 좀, 아니 많이 된다. 영화 개봉한다고 했을 때 나 살짝 비웃었는데, 지금은 그거 왜 유튜브에 없냐면서 역정내는 뉴비 피스가 되었다. 어떡해. 나 피원하모니 나무위키 검색했어... (사랑하게 될 줄 몰랐는데요... 네네...)
2022년, 망설이지 않고 내 맘대로 그냥 DO IT LIKE THIS 하는 한 해가 되기를! 피원하모니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본다!
최애 곡은(때려 부수는 게 취향이라 다 좋지만) If You Call Me... 이번 앨범의 Peacemaker도 좋다! (둘다 잔잔하고 애절한 노래임)(?)
최애 멤버는 아직 없음... 같이 에이티니(에이티즈의 팬덤명) 했던 언니가 인탁이를 좋아함... 테오? 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