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 수놓은 약속

신간읽기 프로젝트 10

by 홍유

밤하늘을 바라본 적 있으시죠? 밤하늘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세요? 저는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저무는구나.' 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합니다. '저 하늘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도 생각하고요.


그런 일상의 생각을 뛰어넘는, 인류가 보낸 약속에 관한 책이 나왔습니다. 제레미 드칼프 작가님의 <밤하늘을 수놓은 약속>이지요. 겉표지의 신기하게 생긴 구체에는 발이 두 개, 긴 축이 하나 달려있습니다. 이게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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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수놓은 약속 / 제레미 드칼프 / 재능교육 / 2021. 11 / 그림: 알라딘 인터넷 서점

표지를 열어보시면 익숙한 것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 궤도를 그리며 운동하는 우리네 태양계의 행성들,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입니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하늘을 올려다보며
사람들은 의문을 품었습니다.

저 높은 곳에는 뭐가 있을까?


저 높은 곳에는 뭐가 있을까요? 달에서 토끼를 찾고, 수많은 별들을 엮어 별자리를 이야기하고, 은하수를 바라보며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를 떠올렸던 우리네 삶의 이야기 속에 과학이 들어옵니다. "궁금하지요? 우리 함께 찾으러 가요." 그렇게 표지에 있는 보이저 2호가 말을 걸어옵니다.


보이저 1호는 1977년 9월 5일 12시 56분 정각에, 보이저 2호는 1977년 8월 20일 14시 29분 정각에 발사되었습니다. 미국이 태양계 바깥을 연구하기 위해서 우주 탐사선을 발사한 보이저 계획에 따른 것이지요. 보이저 1호는 1977년 12월 19일, 보이저 2호를 앞질러서 목성에 먼저 도착합니다 (1979년 1월 6일). 1980년 8월 22일에 토성을 관측하고 2012년에 태양권을 벗어났습니다. 인류가 만들어서 발사한 물체 중,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가 바로 보이저 1호입니다. 두 번째로 멀리 떨어진 물체는, 바로 보이저 2호이지요.


보이저 2호는 1979년 4월 25일에 목성을 탐사하고, 1981년 6월 5일에 토성을, 1985년 11월 4일에 천왕성을, 1989년 6월 5일에 해왕성을 탐사를 시작했습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약속>은 보이저 2호가 탐사한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궤도를 따라갑니다. 목성을 지나가는 보이저 2호의 모습은, 마치 커다란 갈색 구름 앞에 앉아 있는 한 사람의 모습 같기도 합니다. 그 모습이 왜 그리 외롭게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보이저 2호는 아무도 없는 하늘을 고요히 유영하고 있을 것입니다. 태양마저 별처럼 보이는 그 먼 곳에서, 그 누구도 모르는 길을 사람들의 궁금함을 가득 싣고 말입니다.


보이저 2호에는 금색 은반이 붙어 있습니다. 앞면에는 지구의 소리라는 글이 쓰여 있고, 뒷면에는 이 안에 담긴 소리와 그림파일을 재생하는 방법이 쓰여 각인되어 있습니다. 소리로 담긴 것은 자연의 소리(바람소리, 빗소리, 천둥소리, 심장소리, 웃음소리 등), 인사말(55개 언어, 한국어도 수록 "안녕하세요?"), 음악(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2번, 베토벤 5번 교향곡 운명, 각 나라의 전통 음악 등 27곡)이 있습니다. 그림파일(이미지 파일)에는 그 당시까지 인류가 발견한 과학적 성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DNA 구조, 과학 기본 단위, 화학의 길이 단위와 유기화합물 구조, 대륙의 이동 과정 그림, 타이탄호 발사, 바이올린 사진과 악보 등을 포함한 48장의 그림, 자연의 소리, 음악 목록은 나사의 보이저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과 음악은 칼 세이건 박사를 필두로 한 위원회에서 결정하여 수록했습니다--"오직 우주 여행을 하는 문명만이 이 우주선을 보고 음반을 틀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주의 ‘바다’에 이 ‘병’을 띄워 보내는 것은 이 행성에게 무언가 희망적인 것이다. (칼 세이건, 위키백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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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 2호에 있는 금빛 은반 / 그림출처: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홈페이지


현재 보이저 2호는 태양계를 벗어나서 성간물질을 탐사하고 있습니다. 처음 발사된 후, 이 글이 발행되는 시간인 2022년 3월 22일 오전 11시 30분(KST)을 기준으로, 44년 7개월 1일 12시간 정도를 운항하는 중이지요. <밤하늘을 수놓은 약속>에서 보이저 2호는 성간 물질 속으로 들어가며 "아직 나의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부터라도 밤하늘을 보면서, 아득히 먼 곳에서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는 보이저 2호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이토록 무한한 우주 속, 창백한 푸른 점 지구 속에 살고 있는 우리와 같은 존재들이 저 우주 너머 어디엔가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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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 호 40주년 기념 포스터(왼쪽),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물질 사이에 있는 보이저 2호(오른쪽), 그림: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관련링크:

https://voyager.jpl.nasa.gov/

https://ko.wikipedia.org/wiki/%EB%B3%B4%EC%9D%B4%EC%A0%80_%EA%B3%84%ED%9A%8D


https://ko.wikipedia.org/wiki/%EB%B3%B4%EC%9D%B4%EC%A0%80_1%ED%98%B8

https://ko.wikipedia.org/wiki/%EB%B3%B4%EC%9D%B4%EC%A0%80_2%ED%98%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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