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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썬 Apr 08. 2020

전복같이 생긴 핀란드 전통빵

핀란드 교환학생 - 14 / 핀란드인의 소울푸드, 까르얄란 삐라까

[정보]


핀란드는 빵집이 따로 있지 않고, 주로 슈퍼마켓 안에서 빵을 판다. 빵 코너에서 꽤 많은 칸을 차지하지만 한국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빵이 있다.


인기가 많은지, 빵 코너를 들르는 사람들이라면 이 빵만큼은 꼭 사간다. 처음엔 비주얼에 겁먹어 먹어보지 않았지만, 교환학생 1달 즈음 지났을 때 저렴하고 크기도 다양한 이 빵을 도전해봤다. 전복같이 생긴 게 참 묘하게 맛있었다. 이름을 알고 싶어서 "핀란드 전복빵" 이라고 검색하니 이 빵에 대한 정보가 나왔다.



이 빵의 이름은 까르얄란 삐라까(karjalan piirakka). 직역하면,  까렐리아의 파이(케이크)라는 뜻이다.

까렐리아는 핀란드와 러시아 국경 지역으로, 동핀란드에 해당되며, 까렐리아에서 먹었지만 핀란드 전역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빵이다.


까르얄란 삐라까는 [곡물(쌀, 메밀 등) 혹은 감자]를 메인으로 하고 버터, 우유, 계란 등을 섞어 속재료를 만들어 이를 호밀빵 안에 넣는 전통빵이다. EU의 TSG(전통 특산물 보증) 인증도 받은 어마어마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 인증 때문에 특정 지역 및 제과점만 까르얄란 삐라까(karjalan piirakka)라고 부를 수 있다. 그래서 속재료에 따라 riisi piirakka (쌀 파이), peruna piirakka (감자 파이) 등으로 불린다.

냉동, 냉장식품으로 나오는 까르얄란 삐라까. 칵테일용, 글루텐프리용 등 다양하다

곡물이나 감자가 들어가다 보니, 간단한 식사대용으로도 먹고, 애피타이저로도 즐긴다. 이 빵이 얼마나 인기가 많냐면, 빵 코너에서는 물론, 냉장식품과 냉동식품 코너에서도 이 빵이 들어있는 상품을 볼 수 있다.


[시식]

출처:K-market Iso amea facebook



원래 마트 내 빵집을 가면 이렇게 빵들이 있다. 봉투를 하나 집고(봉투도 보통 크기가 2개 이상이다) 집게를 이용해 원하는 빵을 집는 형태이다.

어떤 마트들은 계산원이 빵 봉투를 살펴보고 입력하게 하고, 어떤 마트들은 내가 직접 빵의 번호를 입력해서 가격표를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발생된 이후, 하나의 집게를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게 위험하다고 느꼈는지, 그냥 봉투에 담은 채로 팔게 되었다.






Fazer에서 만든 쌀이 들어있는 까르얄란 삐라까

봉투 안에 까르얄란 삐라까 2개가 들어있는 것을 구매했다. 2개를 구매했지만, 이미 하나 먹어버려서 하나만 사진을 찍었다. 전복 같아 보이고, 담백해 보이는 저 빵이 계속 생각난다.


한입 베어 문 단면을 보자면, 이렇게 쌀이 포슬포슬하게 들어있다. 사실 쌀인지, 감자인지 모를 정도로 쌀의 식감을 느끼긴 어렵다. 단단한 호밀빵과 부드러운 속재료들의 조합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맛 같기도 하다.

천상의 맛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담백하고 삼삼한 이 맛이 계속해서 생각난다.



만약 핀란드에 방문한다면 마트에 들러 이 빵을 꼭 사서 먹었으면 한다. 이 빵이 핀란드인들의 소울푸드이기 때문이다. 이 빵을 버터를 발라 오븐에 조금 더 구워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지만, 그저 이 빵과 우유만으로도 담백하고 맛있는 한 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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