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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hyeon Rhee Apr 28. 2020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교사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Review



사이비 교주가 연약한 학생들을 타겟으로 삼아 벌이는 피의 활극. 그가 만든 종교, '망자된 몽상가의 사회'는 학생들을 사지로 내몰았고, 그들을 제물삼아 교주는 신이 되기에 이른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백인 교사 이만희가 진두지휘하는 서양판 신천지 스릴러물> 정도가 이 무시무시한 영화에 대한 가장 적확한 설명이 되겠다.


닐을 총구 앞에 세운 것은 그의 아버지였을지 몰라도, 결국 닐에게 죽음의 방아쇠를 당긴 건 본인이 참선생이라는 오만한 착각에 빠져 도를 모르고 설쳐댄 키팅이다. 낭만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만들어버린,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무책임한 가르침, 그것이 바로 키팅이라는 자아도취 정신병자가 자랑하는 교육이다. 책임능력 없는 선의만큼 이 세상에 해를 끼치는 것이 또 없다. 세상은 악한 자가 망치는 것이 아니라, 책임능력이 없는 자가 망치는 것이다.



영화 <죽은 시인들의 사회>는 어느 순간부터 좋은 영화의 심볼이 되어버렸다. 이성적 감상이 불가한 신앙의 영역에 도달한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감명을 받았다는 둥 영화나 교육을 잘 아는 체 하는 당신들에게 필자는 묻고 싶다.

당신이 학부모라면, 당신의 자식을 키팅 같은 선생에게 맡기겠는가.



당신이 하기 싫은 일을 사회가 당연히 추구해야만 하는 윤리로 격상시키지 말라. 당신이 하기 싫은 건 남도 하기 싫을 확률이 다분히 높다. 가치라는 것은 그 자체로는 훌륭할지 모르지만, 사회의 윤리로 격상되는 순간 그것은 개인의 자유를 탄압하는 능동적 흉기가 되어버린다. 그렇다. 그 '남'이라는 존엄한 개인들의 "하기 싫을 자유"를 위해 '윤리'라는 폭력적인 굴레는 지양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당신이 필사적으로 추구해야할 제일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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