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판다짬뽕』 Review
보통 기대가 크면 으레 기쁨이 덜해지기 마련이다. 맛집을 추천할 적에 그러한 사유로 지인들에게 기대를 크게 심어주지 않으려 노력한다. 신비주의라기보다는 현실주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짬뽕에게 그딴 불쏘시개의 부작용이란 딴 세상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나는 이 집을 추천할 적이면, 내 혓바닥으로 드리블 가능한 모든 수사와 기교를 총동원하여 극찬을 쏟아낸다. 그리고 그들에게 자신 있게 말한다. 너희가 무엇을 기대하든 그것을 아득히 넘어선다고. 여기는 부산에서 가장 특별한 짬뽕을 내어놓는 곳, 판다 짬뽕이다.
극한직업의 시그니처 멘트,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그대로라 할까. 함께 방문한 넷 모두 일본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표정을 동시에 지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식사는 그 끝까지 침묵을 지켰다. 우주 같은 침묵이었다. 감탄의 찰나는 낭비라는 생각뿐이었다.
짬뽕이란 본디 고추기름으로 그 맛을 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맛에 무거움과 텁텁스러움이 동행하기 마련이다. 허나 판다의 짬뽕은 다르다. 바지락 칼국수 뺨을 후두려 칠 정도로 맑고 깨끗한데, 국물이 무겁지는 않으면서도 끝장나는 바디감을 자랑한다.
탕수육도 어디 빠질 수 있겠는가. 구강을 스치는 까슬한 튀김옷과 저작 운동 중 치아에 달라붙는 튀김옷의 쫀쫀함에 나의 망연자실은 턱관절의 오토매틱을 그저 눈물로 좌시할 따름이다. 시장통 가게라는 것이 무색하게 꽤나 괜찮은 고기를 쓴다는 만족감이 이 탕수육의 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