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더욱 나아지는 한 주가 되기를.
이 글을 쓰기 시작한건 제가 장사를 잘 하는 사람이라서가 아닙니다. 창업의 과정과 가게를 손님분들께 인식시키는 과정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장사와 커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맨땅에 헤딩하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창업을 꿈꾸시는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대들이 상상하는 가게는 어떤 느낌인가요.
'제주도 창업' 이라는 단어만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떠오르나요? 개인적으로, 최근에 제주 구좌에 창업한 이상순 님 카페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납니다. 생각나는 공간들은 모두 엄청 힙하거나, 손님이 엄청 많을 것 같거나, 바다 앞에 자리해 압도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니요? 하지만 저는, 우리가 상상하고 실제로 제주에서 느꼈던 엄청 멋있는 카페와는 사뭇 다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답니다. 드넓게 펼쳐진 바다는 보이지 않지만 초록색 숲이 보이는 평화롭고 작은 시골마을에 있어요.
관광지로서의 제주도가 아닌 사람 사는 곳의 시각으로 제주를 바라보면, 제주는 인구수와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시골' 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살던 홍대 앞 창천동의 경우처럼 오며가며 매장을 방문하고 이용해주시는 손님의 수도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매장에서 차로 3분거리에 엄청난 관광객이 몰리는 관광지가 자리잡고 있어요. 바로 "오설록" 입니다. 차가 100대는 들어설 주차장을 4개정도 갖고 있는 오설록은 정말 굉장한 관광지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다보니 제 가게를 포함한 근처 가게들은 오설록 방문 이후에 '커피를 마시러 올 수 있는 곳' 이라는 특이한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오설록근처카페 와 같이 말이에요.
서울을 예시로 든다면, 살고있는 동네에 카페 하나가 생기면 어떤가요? 출근, 퇴근길에 눈길이 가고 맥주를 사러 나가면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러 나가면서도 눈에 밟히게 됩니다. 결국 '이런 곳이 생기는구나' 는 인식을 심어주고 '한번은 방문해봐야지'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주는 조금 다릅니다. 도민과 관광객을 포함한 대다수의 분들은 차량을 갖고 이동하지 않으면 원하는 공간에 다다르기가 힘든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또 차량을 이용하다보면 걸어다닐때와 달리 주변 시야를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여기 이런 매장이 있어요!' 하고 알리기 어렵다고 생각이 들어요. 제주에서 장사하며 계속 안고가야 할 문제지만, 여전히 "이런 곳이 있었어요?" 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동네 주민들의 입소문을 타기 어렵다는 것은 그들의 네이버 지도, SNS 에 노출시키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어떤 장사가 쉽겠냐만은, 처음 시작한 초보의 입장에서 제주도는 난이도가 꽤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매장 매출도 제 마음을 알고 있는지 엄청난 굴곡을 보여주며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고 있네요. 더 나아지는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작은 변화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