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일지] 국가란 무엇인가

-여권(passport)의 의미

by 낯선여름

Would you give me your passport?

공항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보통은 여권을 하나 갖고 있을 것이고,

글로벌(?) 시대에 이중국적자가 많이 생겨 두 개의 여권을 가진 사람도 상당수 있다.
여권은 하나지만, 자신의 신분을 추가로 드러내야 하는 사람들 (영주권, 재류허가증 등등)도 있고.

그런데, 여권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미군 같은 경우는 military card가 곧 여권 역할을 하니 필요가 없는 편리한 경우라면,

출국장에서 사나흘에 한번씩 보게되는 난민들은 여권이 없다.

우리나라 출국장에서 보는 난민들은
보통은 동남아시아 쪽 사람들로
다른 비행기로 들어와서 미국이나 캐나다로 가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것 같다.
UN 산하 기관에서 파견한 직원이 인솔해서 무리 지어 한 쪽에 앉아있다가 한 줄로 들어가는데, 흰 쇼핑백에 난민 서류가 들어있다.

오늘은 캄보디아 난민 3대 한가족을 가까이에서 만났다. 8명 모두 내 가슴 정도 밖에 안되는 키의 깡마른 체구에 겁에 질린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주르륵 서 있는 가족을 보며, 게이트 앞에서 Smile~ 하며 가족 사진 한 장 찍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새로운 터전에서는 마음과 몸이 모두 평온하기를. 뿌리 내릴 수 있는 거처와 생활 기반을 찾을 수 있기를.
아쉽지만, 마음으로나마 앞으로의 여정에 행운을 빌어주는 나만의 의식.

공항에서 다양한 국적과 사연과 서류를 보다보니
큰 일을 겪고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된 사람이 된다.

단촐한 여권 1개로 내 신분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누군가에겐 얼마나 갖고 싶은 일상인가.


이전 14화[공항일지] 비행기에 탈 때 요구하고 싶은 한 가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