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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r Kwak Mar 28. 2024

육아 6주차, 독일에서는 U3, 정기검진 받는 주.

출산병원을 나와 처음으로 어린이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았어요

모든 아빠들의 마음은, 특히 첫 아이를 가진 초보 아빠들의 마음은 한결같을 것 같습니다. 바로 아이의 모든 것을 함께 지켜봐 주고, 함께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인데요. 하지만 가장의 무게는 이를 어렵게 합니다. 경제활동을 해야 하기에 그 모든 것을 함께 지켜보고 경험할 수는 없는데요, 적어도 저는 아이의 처음은 함께 하고 싶었고, 아이의 처음은 가능하면 꼭 함께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주는 또 다른 처음. 아이의 첫 정기검진이 있는 주였습니다.


(이거 쓸까 저거 쓸까?)

                                                         


독일에서는 Untersuchung이라고 해서 정기검진이 진행이 됩니다. 이는 생후 첫 검진인 U1를 포함해서 U9까지 이어지는데요, 생후 2~3일 차에 출산병원에서 엄마의 퇴원 전 U2를 진행하고 4~5주 차에 U3, 출산병원을 나와 소아과에서 첫 정기검진을 진행하게 됩니다. 일정대로라면 우리 아이는 지난주 이전에 검진을 했어야 하지만 병원의 일정 등의 이유로 한주가 미뤄졌는데요, 병원에 문의를 해보니 1~2주 차이는 무방하다고 하더라고요.


혹시나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아래에 독일의 정기검진 프로그램인 U1부터 U9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 성인이 되기 전에 진행되는 나머지 2개의 정기검진까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U1 - 출생 직후 신생아 초기 검진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 및 기형의 인식, 임신, 출산 및 가족력, 호흡, 심장 박동, 피부색, 성숙 징후 모니터링)


U2 - 생후 3~10일 사이 (선천성 질환 및 주요 건강 위험의 인식, 합병증 예방: 장기, 감각 기관 및 반사 신경에 대한 기억 상실 및 상세한 검사)


U3 - 생후 4~5주 사이 (반사 신경, 운동 능력, 체중 및 반응의 연령에 맞는 발달 검사, 장기 검사, 음주, 소화 및 수면 행동에 대한 질문, 고관절 이형성증 및 탈구에 대한 고관절 검사)


U4 - 생후 3~4개월 사이 (유아, 장기, 감각 기관, 성기 및 피부의 연령에 맞는 발달 및 이동성 검사 및 성장, 운동 능력 및 신경계 검사)


U5 - 생후 6~7개월 사이 (연령에 맞는 발달 및 이동성, 장기, 감각 기관, 성기 및 피부 검사, 성장 검사, 운동 능력 및 신경계 검사)


U6 - 생후 10~12개월 사이 (연령에 맞는 발달, 기관, 감각 기관(특히 눈), 근골격계 조절, 운동 기술, 언어 및 상호 작용을 검사)


U7 - 생후 21~24개월 사이 (연령에 맞는 발달 검사, 시각 장애 감지, 언어 발달 테스트, 미세 운동 능력 및 신체 조절 기능을 검사)


U7a - 생후 34~36개월 사이 (연령에 맞는 언어 발달, 시각 장애의 조기 발견에 초점)


U8 - 생후 46~48개월 사이 (언어 발달, 발음 및 행동에 대한 집중 테스트, 이동성 및 조정 기술, 반사 신경, 근력 및 치아 상태 검사)


U9 - 생후 60~64개월 사이 (학교를 시작하기 전에 발생할 수 있는 질병과 비정상적인 발달을 식별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운동 능력, 청력, 시력 및 언어 발달 테스트)


J1 - 13~14살 사이 (전반적인 건강 및 성장발달 상태, 장기 및 골격계 검사, 예방접종 상태 조사, 사춘기 발달 상태 검사, 심리 발달 및 심리적 이상 발생 검사, 학교 성적 문제 및 건강을 위협하는 행동인 흡연, 음주 및 약물 소비 등에 관한 조언, 청소년의 개별적인 위험 프로필을 기반으로 건강에 해를 끼치는 행동을 피하기 위한 옵션과 도움,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위한 조언)


Extra - 18살 (구강 위생 상태 평가, 피보험자에게 질병의 원인과 이를 피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 동기 부여 및 재활성화, 필요한 경우 국소 불소화 및 우식 없는 균열 봉합을 포함한 개별 예방 서비스를 통한 반기 검진, 12세부터 6개월간 시험은 보너스 책자에 기록하게 되며 이러한 항목은 정기적인 치과 치료에 대한 증거를 제공하고 나중에 의치가 필요할 경우 고정 보조금을 늘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




이렇게 Bundesministerium für Gesundheit, 한국으로 치면 질병관리공단 혹은 질병관리청에서 제공하는 영유아 및 청소년 정기검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저의 이야기로 다시 넘어가 볼 텐데요, 지난 3월 21일은 저희 아이의 첫 검진이 있었습니다. 독일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과 비교 아닌 비교를 자주 하게 되는데요,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휴가를 사용하거나 업무시간 중 개인시간을 위해 Break를 걸 수 있는 탄력근무제입니다. 한국도 예전보다는 인식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앞서 이야기를 했듯 아이의 처음은 함께 경험하고 싶은 마음에 미리 검진날 휴가를 냈고, 아침부터 와이프와 함께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다행히도 소아과는 집에서 도보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있어 유모차를 끌고 갈 수 있었는데요, 소아과는 소아과더라고요. 다른 병원들에 비해서 확연하게 부드러운 분위기, 의사 선생님의 복장에서부터 차이가 느껴졌고, 유모차를 세울 수 있는 유모차 전용 Parkplatz, 주차공간은 팻말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울지 않고 검진 잘 받고 왔찌니


U3에는 "반사 신경, 운동 능력, 체중 및 반응의 연령에 맞는 발달 검사, 장기 검사, 음주, 소화 및 수면 행동에 대한 질문, 고관절 이형성증 및 탈구에 대한 고관절 검사"를 진행한다고 위에서 설명을 했었는데요, 아이를 임심하고 낳은 이후에도 와이프가 모유수유를 하기에 함께 술을 마시지 않고 있기에 음주에 관한 문제는 없었고, 의사 선생님의 여러 가지 검사가 있었습니다.


체온부터 머리둘레, 몸무게, 키까지 체크를 우선 했는데요, 2.67kg으로 작게 태어난 우리 아가가 어느새 4.2kg까지 성장을 했다니 벅차기도 하였습니다. 49cm로 태어난 키는 어느새 5cm가 자라 54cm가 되어있었음을 물론이고요. 이렇게 아이의 성장을 체크하고 의사 선생님의 검진이 있었습니다. 검진결과 모든 게 순조로웠고 아이의 반사 신경과 운동 능력을 체크하기 위해서 발로 몸을 밀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검사하는 것과 특히 아이를 들어서 발을 바닥에 댄 상태에서 발걸음을 떼는 것처럼 움직임을 가져가는지 체크할 때에는 걸음마를 한 것도 아닌데 걸음마를 떼기라고 한 것처럼 벅차오름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아이와의 첫 검진을 마치고 첫 번째 예방접종을 오는 5월 3일로, 두 번째 정기 검진을 5월 29일로 예약을 잡아두고 나오며, 와이프와 얼굴을 마주 보며 웃을 수 있었습니다. 혓바닥에 우유를 먹은 흔적처럼 하얗게 늘 남아있는 것이 혹시나 곰팡이균이 번식하는 것은 아닌지, 아이가 목을 제대로 못 가누는 것은 아닌지, 재채기와 기침을 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다양하게 존재하던 물음표들을 제거할 수 있었고, 아무런 문제도 없음에 안도를 하고 나오며 새어 나오는 안도의 웃음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넘게 아이를 잘 키워왔노라고, 고생했노라고 서로가 서로에게 건네는 격려의 웃음이었습니다.


검진을 하고 나와도 오전 11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 휴가를 낸 저의 하루는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날이 조금 선선하긴 했지만 해도 쨍하게 나있었고, 옷도 든든하게 입고 나온 터라, 유모차를 끌고 근처 마트에서 오랜만에 함께 장을 보고,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하고 싶었지만 아이가 배고프다고 칭얼대는 바람에 커피는 마시지 못했지만 함께여서 좋은 하루였습니다.




어느새 아이와 함께한 지 50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느새 한 달을 넘어 50일이 되어감에 시간이 참 빠르구나를 느끼며 놀랍기도 하고,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이렇게나 나의 삶이 달라졌구나를 느끼게 되네요. 50일이라고 새로울 것은 없겠지만 때마침 50일이 되는 날 지인들이 집으로 놀러 오기로 했네요. (약속을 잡고 보니 그날이 아기의 50일!!) 덕분에 지인들과 함께 아이의 50일을 축하해 줄 수 있게 되었어요.


쌩초보 아빠와 쪼꼬니의 환장하모니


앞으로도 수많은 새로움이 있을 테고, 수많은 난관과 더불어 즐거움이 있을 초보 아빠의 하루하루. 이 모든 하루들을 소중히 간직하며 그 처음을 함께 경험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이야기 마무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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