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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Mar 06. 2024

‘웡카’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마케팅을 했다.

브랜딩 일기 4.

  영화 '웡카'를 보고 왔어요. 어릴 적 봤던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이 너무 기억에 남고 향수를 자극했기 때문에, 첫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죠. 약 7개월 동안 기다린 끝에 드디어 영화를 보았습니다.


  폴 킹 감독의 웡카는 젊고, 열정적인 꿈을 좇는 마술사이자 모험가이자 초콜릿 메이커예요. 그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희귀한 재료들을 활용해 자신만의 초콜릿 매장을 내고 싶어 하죠. 하지만 초콜릿 카르텔 같은 악당들의 방해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친구들의 도움을 받게 되죠. 바로 배수구를 활용한 것인데요! 도시 곳곳에 연결되어 있는 배수구를 활용해 여기저기에 나타나며 좌판을 깔고 초콜릿을 판매한 거죠. (사실 실제 사례로 적용하면 이것은 무단 상거래와 불공정 거래 등 법에 위배될 수 있어요..) 이는 많은 사람들이 천천히 웡카 초콜릿을 경험하게 해 줍니다.


  이후 이 방법이 어려워지게 되었지만 웡카는 친구 누들의 도움으로 여러 역경을 딛고 기회를 얻어 드디어 달콤 백화점에 (팝업?) 스토어를 열게 되죠.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웡카는 허름한 스토어이지만 거대한 초콜릿 나무와 초콜릿 강, 솜사탕 구름, 형형색색의 초콜릿 꽃들로 꾸며놓죠. 즉, 모두 먹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는 여러 측면에서 굉장한 마케팅 효과를 나타내게 됩니다.


  첫 번째로 차별성을 가지게 됩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초콜릿 카르텔은 초콜릿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어요. 캐러멜, 체리 등 초콜릿에 또 다른 재료가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죠. 초콜릿은 순수한 초콜릿이 가장 훌륭한 초콜릿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웡카는 초콜릿으로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하늘을 날게 해주는 초콜릿, 기발한 생각이 떠오르게 하는 초콜릿 등 희귀한 재료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초콜릿을 만들어내죠. 이런 초콜릿의 변신을 스토어로 확장시켜 다른 초콜릿 스토어들과 차별점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두 번째는 색다른 고객 경험입니다. 초콜릿 카르텔이 권력을 잡을 수 있었던 방법은 초콜릿을 뇌물로 활용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웡카의 친구 '누들'은 태어나서 초콜릿을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휴 그랜트'가 연기한 움파룸파족은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를 웡카가 훔쳐갔다고 그 천배를 가져오라 말합니다. 이 부분들에서 이 세계관 속 초콜릿의 가치를 알 수 있죠. 초콜릿은 뇌물로도 활용이 될 만큼 가치가 아주 높은 '재화' 수준의 음식이었습니다. 아무나 먹을 수 없는, 아주 희귀한 음식이죠. 웡카는 이런 초콜릿을 아낌없이 활용하여 거대한 초콜릿 나무, 초콜릿 강, 초콜릿 꽃을 만들어 스토어 내의 모든 구조물을 먹을 수 있도록 꾸밉니다. 심지어 이용료의 거스름돈을 초콜릿으로 지불하죠. 이는 초콜릿을 클래식한 방법으로만 즐겨왔던 사람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줍니다. 스토어에 방문한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신기하고 행복한 표정을 보이고 있죠. 고객들이 가지고 있던 초콜릿에 대한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초콜릿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자리 잡았던 것입니다.


  웡카는 아주 저렴한 가격의 이용료만 받고 고객들에게 초콜릿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유명한 초콜릿, 프리미엄 초콜릿을 생각했다면 그러지 않았겠죠. 웡카에게 초콜릿은 유년시절의 추억,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 음식, 그리고 그의 인생 그 자체였습니다. 웡카는 사람들에게 이런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고자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그의 의도는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었죠.


  브랜드의 성공하는 마케팅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의 진심, 그리고 그 마음을 잘 담아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들어간 양질의 제품이죠. 웡카는 이 기본 원칙을 충실히 잘 지켜냈습니다. 그의 마음은 영화 속 그의 초콜릿을 맛보는 사람들, 그리고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울리기 충분했죠. 마케팅은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일인 만큼 초콜릿과 사람들을 향한 웡카의 진심은 그의 초콜릿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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