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유내강 이런 내강?!] 제2편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
선한 사람은 그 쌓은 선에서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그 쌓은 악에서 악한 것을 내느니라
You offspring of vipers, how can you, being evil, speak good things?
For out of the abundance of the heart, the mouth spea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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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게 항상 이동 중이나, 책을 읽을 때나, 어디에 나갈 때면 손에 드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제 손바닥 만한 투박한 수첩 하나죠.
이 안에 제가 적어내는 것들은 일과가 될 수도 있고, 단순한 생각들일 때도 있습니다.
나름의 개인적이고 소중한 기록과 바람들을 담아 휘갈겨 쓰고는 마침표를 찍고 덮어버립니다.
그러던 중 날씨도 좋고, 마침 약속도 없어 나온 카페에서 무료히 보내던 느지막한 시간이었습니다.
테이블에 올려놔 아무렇게 펼쳐진 수첩.
커피를 홀짝이며 괜히 읽을거리가 없나하고 바라보다 발견한 수첩 속 휘갈겨 쓴 이야기를 보고 있었죠.
문득, 그러다 내가 쓴 글들을 하나하나 분해해 '자주 나오는 단어'들을 살펴본다면 ‘나는 어떤 말을 주로 하고 있을까?’ 하고 수첩의 종이들을 뒤적였습니다.
과연, ‘수첩 속의 나’는
1) 어떤 단어나 문장을 반복하거나 사용하고 있었을까요?
2) 자주 등장하는 얘기들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
제가 본 수첩 속의 최다 출연 및 프로 등장 단어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1. '안정'과 '여유',
2. '불안'과 '물음표(?)'
3. '감정'과 '날씨에 관한 이야기'
메모를 좋아하는 분들, 내가 궁금한 분들이라면
한 번씩 저와 같이 들여다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스스로에 대한 호기심 많고,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은 분이라면 더욱 추천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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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처럼 수첩 속의 글들을 대략 30분 간 스스로를 타자화해 살펴보았습니다. 그 안에서 등장한 단어들 옆에는 바를 정(正)이 ‘쉬익 쉬익’ 그어졌죠.
“正正正丅”
끄적여놓은 글에서 가장 많이 적혀있던
이 친구의 결핍과 동경이자 바람을 나타내는 단어는 바로. ‘안정’, ‘여유’ 였습니다.
자못 흔들리는 이 친구의 삶 속에서 바랬던 것은
첫째로, 안정된 사람.
둘째로, 여유를 '만끽하고, 부릴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더라고요.
제가 쓰면서도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이어서 작성한 지표를 보며 곱씹기도 했습니다.
이토록 수첩에서 발견된 무의식의 갈망과 바람을 파악해 보자면. 안정되고, 마음 한 편의 널찍한 공간과 여유를 가진 나와 다른 사람들. 그들을 만날 때면 이와 상반된 결핍을 교차하며 내가 갖지 못한 그 분위기를 동경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하나의 분위기를 풍겨오는 그들은,
숱한 밤 고민하고 새벽을 걷던 나의 고민들을 너털웃음으로 가볍게 털어낼 줄 아는 해학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을 향한 편협하고 좁은 마음 대신에 그럼에도 누군가를 품어내거나 안녕을 건넬 줄 아는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그들의 몸에 나는 특유의 기분 좋은 살냄새처럼 배어 풍겨 나오던 것은 제가 그토록 바래왔고, 흉내내고 싶던 분위기였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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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렇다면, 지금의 제 모습과 현재의 기록, 나아가는 발걸음은 어떨 것 같으세요?
여전히 제 수첩 속에 불안과 허망한 바람, 자조(自照)가 뒤섞여 있을까요?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부드러움에 대한 동경을 탐구할 수 있는,
여러분의 수첩도 한편으로 궁금해지는,
10월의 새벽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중한 인사)
<다가올 이야기 부제>
※ 아래의 내용은 수정될 수 있습니다.
외유내강 이런내강?! 제 3편,
저는 ‘~‘한 아침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