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면 인생이 달라지는 세 가지
2025년 12월 7일 현재 한 해 동안 마흔세 권의 책을 읽었다. 아직 20여 일이 남았지만 작년 서른한 권을 이미 넘긴 숫자다. 남은 기간 세 권 정도 더 읽는다고 치면 한 달에 네 권 꼴이다.
한 달에 네 권을 순서대로 읽지는 않는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하루 300쪽씩 네 권을 읽는다기보다 네 권의 책을 하루 10쪽씩 읽는다는 의미이다. 이른바 병렬독서. 여러 권의 책을 조금씩 읽어나가는 것이 한 권을 다 읽는 것보다 우리 뇌에는 더 낫다.
여러 책의 내용이 뒤죽박죽 될 뿐 기억에 남지 않을 거라고 의심할 수도 있다. 우리는 1,000억 개 이상의 뉴런을 가지고 태어났다-그 뉴런에서 가지를 뻗어나가는 시냅스는 또 얼마인가. 충분히 자극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뉴런을 한 가지 책으로 외롭게 만들지 말자.
"나는 학교 앞에서 연행될 즈음 임의 동행을 거부하여야 했다. 등교하면서 전경들에게 학생증을 보여주지 않은 것이 죄가 될 턱이 없으니 마땅히 그래야 했다. 연행된 뒤에는 불법 구금을 당하고 있으니 나를 풀어달라고 따져야 했다. 그리고 끝까지 학생증을 보여주지 말아야 했다. 법대생이라면 적어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했다." (문형배, <호의에 대하여>, 김영사, 97쪽)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다. 저자는 대학 재학 시절 전경들에게 당한 임의 동행에 관하여 위와 같이 썼다. 민주화를 위해 '운동'하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공부를 더 우선시했던 저자가 당시의 자기 행동을 후회하며 회상하는 대목이다. 글을 읽음과 동시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독자가 대학생이 아닐 수도 있고, 법대생이 아니어도 좋으며, 민주화 운동 당시 대학에 다니지 않았더라도 상관없다.
책을 읽으면 저자의 생각이나 경험을 통해 나의 사고가 깊게 되고, 뉴런-에서 가지 치는 시냅스-의 확장이 일어난다. 이른바 뇌 근육이 단련되는 것이다(뇌가 딱딱하게 되면 곤란하지 않겠냐고 딴지는 걸지 마시라). 이렇게 단련된 뇌는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즉, 그동안 읽은 책이 방대할수록 반대 작용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인풋이 이루어졌으니 당연히 아웃풋이 따르는 것이 순리리라.
반드시 FIFO(First In First Out)일 필요도 없다. 오히려 뒤죽박죽 된 MIX가 더 낫다. 우리 뇌는 산재한 지식을 하나로 집대성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능은 천편일률적으로 발휘되지 않는다. 그 증거로 엄청난 양의 책을 읽고 수십 수백 권의 책을 집필한 작가라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라.
다독익선(多讀益善)이니 독만권서(讀萬券書) 후 작백권서(作百券書)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