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9일 화요일의 세탁소
2025.12.9. 화요일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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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안녕한 화요일이었나요? 전 비교적 편안하게 보냈지만, 다른 한 편으론 꽤 긴장하기도 했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아무래도, 오늘이 [화목 세탁소]의 첫 영업일이기 때문이겠구요. 두 번째 이유는, 요즘 들어 애타게 함박눈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목요일 오후에 내린 눈, 딱 그만큼의 눈이 왔으면 싶어서요. (왜?) 오늘의 하늘은 그런 제 마음을 하나도 모르는 것 같더군요. 눈을 기대하기에는 너무나 맑았습니다.
언제쯤 눈이 지겨워질까요?
단 한순간도 눈이 미웠던 적이 없습니다. 주변에서 눈을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라고 칭하면은 괜히 서운해집니다. 하지만 답답한 도로 사정을 보자면 이해가 안 되지도 않으니, '그러게' 하고 대강 맞장구는 치는데요. 노련하게 공감을 하는 와중 속으로는 늘 생각합니다.
난 당장은 불편할지라도,
퍼석한 겨울보단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이 좋다고요.
그래서 구름으로 뒤덮여 허연 하늘을 보면 괜한 기대심을 품게 됩니다. 창 밖으로 고개가 더 자주 돌아가고, 하늘을 잠시 쏘아보기도 하는 날씨입니다. 그래서, 눈은 언제 오는데? 하고요. 카톡방에 눈이 내리면 생각합니다. 어딘가에선 눈이 오는구나. 그래, 이게 맞게 된 겨울이지. 겨울이라면 응당. 함박눈이 내려야지. 반면 2025년 12월 9일, 오늘 서울의 날씨는 놀랍도록 쾌청했습니다. 맑은 날씨를 물씬 즐기지는 못했습니다. 당연하죠. 눈이 올리가 없으니까요! 당분간은 함박눈을 기대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남은 2025년 동안 눈 내리는 날씨는 없는 걸까. 텁텁한 연말을 보내게 될까 봐 조바심이 들었습니다.
큰 기대는 큰 실망과 큰 상처를 안겨준다고들 합니다. 근데 세상에 적당한 기대라는 게 있기는 할까요. 저는 차라리 통증에 무딘 사람으로 살겠습니다. 기꺼이 기대를 품겠습니다.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날씨들 가운데서도 함박눈을 기다리겠습니다. 어리석은 사람 한 명쯤 있으면 세상이 재밌어지지요.
근데 그 어리석은 사람은 아마 게 중 가장 재밌는 세상을 살고 있을지도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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