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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인생사 새옹지마, 내일의 블루스 그리고 연말결산

2025년 12월 11일 목요일의 세탁소

by 상구




㊋㊍ 세탁소™



2025.12.11. 목요일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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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어떤 목요일을 보내셨나요? 낮에는 날이 제법 따뜻하더니만, 해가 지고 나니 찬 바람이 붑니다. 들려오는 날씨 소식으로는 주말에 눈이 온다네요. 화요일 영업에 구구절절 기설제(?)를 지냈던 덕분일까요. 역시 될 일은 어떻게든 되나 싶습니다.


막상 기다렸던 눈이 온다고 하니 설레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만, 겨울맞이를 제대로 하기는 했나 돌이켜보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발열내의를 좀 사뒀어야 했나, 이번 겨울엔 정말 수도관이 터져버리면 어떡하지, 꽝꽝 얼어버린 도로에서 운전은 어떻게 요령껏 해야 하나 와 같은 걱정들입니다. 함박눈이라는 낭만을 노래하던 사람치곤 찌질하기 짝이 없지만요. 저도 현실을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생각해 보면 재밌습니다. 제가 눈 오는 날씨를 무척 기대하고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눈 집게를 사둔다거나 눈사람을 만들러 뛰쳐나가는 유형은 아니라는 게요. 그만큼 사람 한 명 한 명은 다면적, 입체적이고 그래서 모순적이라는 점이요.


무언갈 좋아하고 싫어할 때 그 이유를 적확하게 댈 수가 있나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건 재밌지만, 사실 당장에 드는 생각들의 나열일 뿐입니다.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당장은 100가지가 넘게 말할 수가 있지만, 내일의 내가 100개나 되는 이유를 똑같이 읊을 수가 있을까요? 요즘의 날씨를 닮은 변덕을 부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갑자기 차가워지는 데에 별 이유란 없겠죠. 조금 무섭기도 합니다.



결국 '현재를 즐겨라'라는 뻔한 말을 할 수 밖엔 없습니다. 대부분의 고뇌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격언을 읊어볼 때 비로소 끝이 나더군요. 상전벽해에 인생사 새옹지마인데, 걱정을 해서 무얼 하나요. 눈이 온다면 온다는 대로 또 기다려보고, 올 겨울이 춥다고들 하면 추워지는 대로 또 맞춰 살아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밤 제가 해야 할 생각은 대충 이렇습니다.


눈이 많이 오는 12월이면 좋겠다 생각했었지. 근데 진짜 또 눈이 많이 내린다네? 기쁜 소식이다! 기대가 되네.



아주 담백합니다. 단순하고요. 적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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