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 수요일 아침
창작 머리가 아닌 날이 있다. 머리에 내려앉는 문장은 죄다 시시하기 짝이 없어 첫음절에서 시작해 온점까지 찍는 길 위에 한참을 껌뻑이고 있다.
이런 날엔 무얼 해야 하나? 일단 카페로든 도서관으로든 나가보는 게 맞을까? 안전한 집 안에서 따뜻한 강아지를 끌어안고 머리가 다시 밝아질 어느 날을 기다려볼까? 두 번째 안은 상상만으로도 몸이 푸근해지는데 머리로는 첫 번째가 맞다는 걸 잘 안다.
오늘은 일론 머스크가 쓴다는 하루 계획법을 나도 실행해 볼 참이다. 일론 머스크는 아스퍼거 증후군 또는 ADHD를 가졌다는데도 지구상에서 제일가는 실행력이나 추진력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분명 본성을 거스르기 위한 지난한 노력이 있었을 터. 아무리 특정 분야에 과몰입, 과도한 집중을 하는 경향이 있을지라도, 그 관심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무언갈 성취해 나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ADHD는 이 게임을 해봤어요.
나도 돈 잘 벌고 싶다. 돈 버는 방향으로 일을 벌여나가는 사람이고 싶다. 일론 머스크 좋겠다.
유난히 내가 멍청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는 말처럼, 천재가 사는 방식대로 살아보기로 한다. 루틴으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 또는 대기업의 회장님들보다도, 조금은 사람 냄새가 날 듯한 천재로 골라잡아서. 그만큼 똑똑하지는 않더라도 그가 가진 뇌의 고충은 잘 알고 살아왔으니까.
아무튼,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