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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소풍 Feb 25. 2024

태평양 어디쯤에 있는 부모 10

2.18(주일) 얘들아, 안녕

우리는 전날 짐을 다 싸놓았고, 지호도 차에 실어 놓아서 여유있는 아침이었다. 잠자는 아이들 머리 위에 손을 얹고 기도를 했다. 주님이 부모되어 주시고 아이들의 모든 하루들을 지켜달라고 빌었다. 이 기도는 한국에 와서도 큐티와 함께 매일 드리는 요게벳 같은 나의 기도다. 손 흔드는 아이들을 뒤로 하고 가는 발걸음은 참 어려웠다. 부모로 산다는 것은 평생의 일이다.지호가 공항으로 픽업오고 드랍해주겠다는 것도 말렸던 엄마였다.이른 아침이었고 우리 둘이서도 충분했기에 공항 근처에서 렌트카를 빌리고 반납했다.아들이 내려주고 혼자 허전히 가게하는 것도 싫었고 아침에 운전시키기도 싫었다.그런데 이미 여자친구 엄마와 언니,언니 남자친구까지 태우고 라스베가스를 아들이 운전해서 다녀왔다는 말을 들었을 땐 마음이 좀 복잡해졌다. "꼭 니가 운전해야만 했니?" 라는 질문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참았다.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부모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는 걸 안다. 안을 때와 안는 것을 멀리할 때가 있다는 전도서 말씀도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나의  부모님들도 또한 그러하셨겠지..다시 우리 부부는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이들도 일상의 삶을 살겠지. 그리고 나는 습관처럼 서부 시각을 보며 지금쯤 뭐하고 지낼지 상상해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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