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난 글의 제목에 나온 SR test 결과지를 첨부합니다. 12.9라는 점수는 SR test에서 나올 수 있는 최고점이자 대략 미국 12학년(고등학생) 수준의 영어 읽기 실력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문제를 푸는 20여분의 시간 동안도서관에서 준 간략한 설명서를 보면서 GE 지수가 7점 나오면 너무너무 좋겠다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높게 나온 점수가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저희 아이는 영어유치원이 아니라 병설유치원을 다녔습니다. 유치원에서는 영어교육이 전혀 없었고 지금도 영어 학원이 아니라 초등학교 방과 후 영어 수업으로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높은 리딩 레벨을 갖게 된 것은 분명부모 중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희 부부는 영어를 잘하지 못합니다. 알파벳만 완벽히 아는 수준이라고나 할까...
저희 부부는 중학교 1학년때 학교에서 처음으로 영어 교육을 받았고 톰과 제인이 철수와 영희처럼 친근하며 , 처음 배운 문장이 이런 것이었습니다.
Good morning, Jane
누군가 이렇게 말을 건다면
How are you!
I am fine, Thank you. And you?
로 이어지는 아임 빠인 땡큐 앤 유! 세대인 것입니다.
물론 똑같은 영어교육을 받고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저는 나열된 영어 단어들의 뜻을 알고 있어도 문장으로 매끄럽게 해석하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말을 영어 문장으로 완성하기는 어려운, 한동안 관계 대명사의 존재도 까맣게 잊고 살았던 심각한 영알못...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영어를 못해도 괜찮았습니다. 아이는 제가 영어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며 맞고 틀리고 와 상관없이 일단 같이 영어로 대화해 보자 했던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었습니다.)
아이가 영어라는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 중에 제가 했던 첫 번째는 그저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파악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다른 브런치 북을 보시면 아시다시피 저는 기본적으로 덕후의 기질이 있는, 좋아하는 것에 광적으로 열중하는 사람입니다. 어릴 적부터 그랬는데 저는 책, 영화, 음악, 사람, 물건 등 한번 관심이 생긴 것은 반복해서 보고 들어도 쉽게 질리지 않았습니다.
육아를 하다 보면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언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그런데 저희 아이도 저와 비슷한 기질을 가진 것 같았습니다. 여러 가지 장난감 중에 특정 장난감이나 보드북만 갖고 놀았으며 좋아하는 이야기는 여러 번 읽어줘도 질리지 않는지 계속 반복하기를 좋아했습니다. 새로운 장난감이나 책이 생겨도 기존에 마음을 준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저는 좋아하는 것에 열중하는 그 마음을 영어 교육에 이용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지게, 더 깊이 빠질 수 있게 만들어주자!
아이가 무언가를 깊이 있게 좋아한다면 그것을 이용한 반복 교육이 쉽게 가능한 상태라고 생각했고 저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의 영어콘텐츠를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