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우여, 받아 읽어주게. 친우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 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들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깎아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리고 만약 또 두려움이 남는다면 나는 나를 영원히 버릴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려야 하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 데, 굴리는 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