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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님 Dec 08. 2024

모든 나에게

전태일 열사의 마지막 편지

전태일 열사의 마지막 편지의 일부를 타이핑해보았습니다.


국회 앞에 모였던 모든 나여!

우리여!

지치지 말고 뚜벅뚜벅 나아갑시다!


사랑하는 친우여, 받아 읽어주게.
친우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 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들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깎아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리고 만약 또 두려움이 남는다면 나는 나를 영원히 버릴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려야 하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 데, 굴리는 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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