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작문 Free Composition
우리는 모두 상냥해서 나쁜 사람들
가라고 등을 떠밀면서
왜 새끼손가락을 걸어요
어깨가 비스듬해서
눈물이 난다고 투정부려요
괴롭히지 않겠다 하고선
왜 머리를 쓰다듬어요
팔을 크게 벌리면
그저 태연히 와서 안아주면 되는
한낮으로
끈기 없는 우리가
갈 수 있을까요
우린 모두 연약해서 나쁜 사람들
나는 늘 당신이 걱정인데
울지 않기 위해
턱을 꾹 다물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위
점을 세어요
한쪽 손으로 턱을 괴고
무너져내리려는 표정을 받치며
짐짓 태연한 척
언제쯤 서로의 눈을 읽을 수 있을까요
그런 꿈을 꾸는
내일도 우리는 나쁜 사람들
Fin.
* 다정하고 밝은 사람과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전 떠오른 시.
* 4년 전쯤? 처음 이 시를 읽었던 친구는 왜 얼굴에 있는 점을 세고 그러느냐며 변태라고 말하더라구요. 녀석 참 머리가 좋구나, 혼자 흐뭇하게 생각했습니다.
* 내년에는 시 앞에 앉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