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MMER GARDEN Feb 01. 2024

[전시 후기] 에르베 튈레展 색색깔깔 뮤지엄

씨앗 모으기 (Collecting)

에르베 튈레展 색색깔깔 뮤지엄





관람일: 2024.01.23(화)

전시: 에르베 튈레展 색색깔깔 뮤지엄

장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네이버 예약 :: 에르베 튈레展 색색깔깔뮤지엄 (naver.com)



귀여운 동생 찬스로 전시 나들이 결정...!


자그마하고 통통 튀는 발랄한 친구인데, 

본인과 잘 어울리는 전시 티켓을 물어왔다ㅋㅋㅋㅋ






역광 아래 예술의 전당 :)


아, 진짜 진짜 진짜 추운 날이었다...!

지난달에 여기서 미셸 들라크루아 전시 봤던 날도 진짜 추웠는데...

예술의 전당이 날 안 좋아하는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가 미안하다. 부디 다음에는 따수운 날 만나자.






에르베 튈레


동화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유명 브랜드들과 협업도 종종 하는 듯하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이렇게 핑크색 벽이 반겨주고,

작가님의 사진과 초상화들이 걸려있다.

전시 내내 작가님 얼굴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작품 제목 ⟨도와줘! 제목이 필요해!⟩

에르베 튈레는 아이들이 읽으면서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동화책을 만든다.

만약 내가 어릴 때 이런 동화책을 읽고 자랐으면 어땠을까,

무척 행복했겠지, 싶은 책이 한가득이었다.





내 블로그 메인 사진이 이랬으면 좋겠다 :)








아이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카메라를 어떻게 쓴 건지, 그냥 조명 탓인지, 사진이 엄청 어둡게 찍혔다ㅠ


전시를 보면 아이들과 작업하는 영상도 있다.

아이들과 작업을 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본인 성격인지 모르겠지만,

표정도 액션도 상당히 풍부하다.


아이들은 큰 종이를 바닥에 두고 거의 온몸을 써서 물감을 칠한다.

하다 보면 아이들의 긴장이 풀리고 표현이 자연스러워지는 순간이 온다고.

몇 년 전 한국에서도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다.

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아이들보다 작가가 더 즐거워 보여서 무척 부러웠다.

집에서라도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활동.




진지하게 작품 감상 중인 어린이 친구와 나의 친구♥


이번 전시 역시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과 공간이 제법 있다.

나는 평일 관람이라 그나마 한적하게 볼 수 있었지만,

주말에 온다면 소란스러울 걸 각오해야 할 것 같다.

화요일인데도 안내해 주시는 분들이 중간중간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었다.

거긴 들어가는 곳 아니에요~! 나와서 봐주세요~!

다른 전시였다면 나도 곤혹스러웠겠지만

이 전시는 그렇게 아이들이 돌아다녀야 하는 전시다.

그래서 나도 평소보다 자유롭게 관람함ㅎㅎㅎ




아주 자유롭게 관람. 누가 봐도 앉으라고 만든 거였는데 아무도 안 앉더라. 심지어 난 춤도 춤.


몸을 움직이며 감상해서 그런지,

귀여운 캐릭터들 때문인지,

혹은 동그라미, 선, 낙서, 얼룩 같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색으로 통통 튀는 시각적 언어 때문인지,

정말 놀랍게도 전시를 다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동심이 되살아난다.

툴루투투 라는 캐릭터가 특히 사랑스러웠다.

작가 본인을 투영한 캐릭터인데,







툴루투투



요렇게 생겼다.

눈이 두 개인 이유는 볼 게 많기 때문이라고!

아, 정말 사랑스러운 이유다.


작가는 툴루투투라는 페르소나를 활용해서

아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이렇게 전시 곳곳에 툴루투투가 있다



흥미로운 건

동화 작가일 때와 일러스트레이터일 때 그의 작업 색채가

제법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일러스트레이터


그가 그린 연인들은 하나같이 외롭고 고독하여 절망스러워 보인다.

그의 일러스트들은 동화 삽화와 달리 우울감이 짙게 묻어난다.

본인의 성격과 특성을 정확하게 알고

다스려나가는 강인한 작가구나, 하고 감탄했다.


친구도 나도 그의 일러스트 작품들이 맘에 들어서 기프트숍을 살폈으나

동화 굿즈만 가득했다는 슬픈 후문...

아무래도 전시 자체가 동화와 아이들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긴 하다.

하지만 한 작가가 자신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어떻게 스위치를 바꿔가며 각기 다른 모습으로 필드에서 활동하는지

살피는 것도 상당히 흥미롭다.


개인 창작 작업을 하는 분이라면

그의 아이디어 노트나 작업에 접근하는 방식을 위주로

관람해도 즐거울 것이다.









노트와 낙서


 

그는 창작의 기초가 되는 것이 노트라고 말한다.

언제든 꺼내서 기록하고

또 언제든 다시 찾아서 볼 수 있는 것.

그렇게 창작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는 것.


낙서라는 전시 챕터가 따로 존재할 수 있었던 것도

평소 그의 작업 방식의 역할이 크지 않았을까.





친구랑 둘 다 넋을 빼고 본 작품.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그림이 한가득이다



작품 관련 정보들도 낙서처럼 적혀있다. 벽 곳곳에 보이는 낙서들.











다양한 작업 방식



이 작가가 얼마나 연구를 열심히 하는지는

활용하는 소재와 작업 방식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렇게 나무판을 활용한 작품들도 있고,






작업하는 종이도 다양하게.

덧칠하기도 하고 긁어내기도 하고.





동화책을 펼쳐보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기프트숍에 가면 창의적인 방식으로 펼칠 수 있는

여러 책들이 구비되어 있으니 살펴보고 가는 걸 추천한다.

(전집으로 구매할 뻔했던 사람)






이것도 무척 흥미로웠다.

파란색 동그라미를 건드리면 "오" 소리가 나고,

빨간색 동그라미를 건드리면 "아" 소리가 나는 방식으로

책을 제작해서 독자가 독서를 하며 직접 목소리를 내도록 만들었다.

지시문이 있어서 그대로 몸을 움직이면 되는,

역동적인 독서가 가능한 동화책이 탄생한 것...!

어릴 때 이런 동화책이 있었다면 고장 날 때까지 펼쳐댔겠지.

같이 간 친구는 "고장 나고도 계속 가지고 놀았을걸요?"라고 했다.

매우 동의.








대형 그림


마지막 구간으로 가면 이렇게 대형 작품들이 등장한다.

색색깔깔 뮤지엄이라는 제목에 찰떡인 공간.

에르베 튈레의 시각 언어에 완전히 둘러싸이는 기묘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이 작품들 끝자락에서 직접 그림을 그려보는 활동이 있다!





친구 냅두고 홀라당 가서 접고 칠하고 난리를 치고 있으니까

친구도 와서 뚝딱뚝딱 작품을 완성했다.

잘 그려 잘 그려~

그러고 보니 내 방에 걸려있는 그림도 이 친구가 준 거다.





바이바이~ 인사하구,

맘에 드는 엽서가 없었던 나는 툴루투투 배지를 사서 돌아왔다.

흑 귀여워 증말.


글로 정리하다 보니까 당일에 본 기억보다 더 알찬 전시다.

그날 좀 대강 봤나...? 싶은 수준.

색깔 어택 + 아이들 어택으로 정신이 없기도 했고,

전시 특성상 나도 좀 하이high 상태로 보긴 했다.

그렇게 보게끔 만든다는 게 이 전시의 가장 큰 마력이 아닐까.









Fin.



매거진의 이전글 [전시 후기] 폼페이 유물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