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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맘혜랑 Aug 11. 2024

첫발을 내딛다

갓생 설렘과 두려움



처음 내딛는 발.

어떤 것을 시작하든 맨 처음.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36살에 유아교육학과를 졸업을 했다.

유아교육전문가로 첫 발을 내디뎠다.

아이들 셋 잘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한 공부가 전문가를 만들었다.

세 아이의 엄마 주부로서의 일에서 업으로의 전환.

그 첫 발에 대한 부담을 어찌 감출 수가 없다. 처음 시작하는 일 첫 발 설레다 못해 두렵다.

국어사전에서 두렵다를 찾아보면 ‘어떤 대상을 무서워하여 마음이 불안하다.'라고 한다. 사실 새 일을 잘할 수 있을까를 염려하는 마음이 나를 두렵게 했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나의 수많은 처음들을.

그 수많은 처음 들 중 내가 두려웠고 설렜던 때가 언제였던가?


대체로 그 일이 내가 생각하는 나의 역량보다 과하게 넘친다고 생각했던 때,

그때,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했던 경우가 많았다.

꼭 해내고 싶은 일임에도 나를 찾아오는 두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그 일을 시작하기로 하고 내 인생 첫 자영업 공부방을 시작했다.

힘들고 지치고 두렵고 설레고 이런 수식어들을 생각할 겨를도 없는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나날이 성장했고 그와 더불어 공부방도 나날이 번성해 각 학년별로 대기가 있을 정도로 원생은 차고 넘쳤다. 그리고 또 나는 새로운 처음들을 매일, 매 순간에 맞이하고 그때마다 또 나는 새로운 설렘과 두려움을 맞이했다. 낯설지 않지만 낯선 그 순간들을 영접하는 시간이 당당함을 강력하게 불러오기를 간절히 희망을 해보지만 그 처음 앞에서 나는 늘 또다시 두려움과 설렘사이에서 당당함을 잃고 갈등을 한다.




처음의 순간은 도돌이표를 달고 끝없이 찾아온다.

처음 직장에 들어갈 때,

처음으로 아이를 낳을 때,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그리고 내가 지금 마주한 새로운 인생의 단계까지.

하지만 그 첫발을 내딛기까지의 과정이 수반하는

설렘과 두려움이라는 양가감정 또한 처음이라는 새로움이 안고 오는 필수적인 감정이다.


그때마다 마음 한편으로는 불안하고 또 한편으로는 설레는 마음이 나를 지배했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이렇게 자문해 왔다: "이걸 내가 정말 해낼 수 있을까?" 이 질문은 20대의 나나 지금의 나에게나 변함없이 떠오르는 것이다. 이제는 50대 중반이 된 나에게도, 그 감정은 여전히 새롭다.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나는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한 걸음을 내딛는다. 그리고 그 순간은 단순히 새로운 출발이 아니라, 인생의 완성 과정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양념 같은 존재임을 깨닫는다.


36살에 유아교육학과를 졸업 

 늦은 졸업

그리도 간절히 원했던 개인사업

처음 자영업을 시작했던 그날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부모로서 제대로 된 육아를 하겠다는 그 맘이 

업이 되는 순간.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내게 물었다. “너, 아이 셋 키우기도 버거울 텐데 다른 아이들 학습까지 케어할 수 있겠어?” 그 말은 나에게 두려움을 더해주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이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다. 결국 나는 그 첫발을 내디뎠고, 결과적으로 내 사업은 성공을 거두었으며, 그 과정에서 나는 매일매일 성장했다.




그러나 세상은 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내가 자영업을 시작했을 때, 설렘과 두려움이 혼재했.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을 때 그 두려움은 현실이 되었다. 잘 나가던 사업을 접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나는 더 이상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상처를 받았다. 세상의 많은 불확실성 중 코로나를 만나고 나는 망할 수밖에 없었다. 꺼내고 싶지 않지만 꺼내어 직면함으로 헤쳐 나가기로 작정을 하니 그 아픔이 더 처절하게 낭자한 피로 내게 그림을 그려준다. 잘 나가던 사업을 접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자 전환을 한 그 자영업이기에 코로나라는 변수로 한 번에 무너질 줄은 하늘님도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이변이었다. 힘들었고 아팠고 또다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나를 저기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했다.


그곳이 인생의 끝은 아니었다.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느꼈을 때조차, 인생은 나에게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요구했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첫발을 내디뎠다. 여전히 두려웠지만, 이번에는 이전보다 더 강한 설렘이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인생에서 수없이 많은 처음을 경험했다. 첫사랑, 첫 직장, 첫아이의 탄생, 첫 사업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지금 50대 중반이 된 나에게 찾아온 또 다른 첫발. 이 모든 처음은 나를 현재의 나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순간을 통해 성장했다. 처음이 없는 인생은 아마도 무미건조한 삶일 것이다.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는 "모든 시작에는 불안이 있다. 그것이 인생의 자연스러운 법칙이다"라고 말했다. 이 불안은 처음을 시작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감정이며, 이 불안을 극복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성장할 수 있다.


삶에서 처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새로운 일이 끝없이 반복되며, 그때마다 나는 설렘과 두려움 사이에서 갈등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 갈등이 내 인생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인생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그 순간을 즐기라”라고 말했다. 그는 인생의 고통과 불안조차도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역시 그 말에 동의한다. 두려움과 설렘은 어쩌면 나를 더 강하게 만들고,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는 필수적인 요소일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5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설렘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새로운 처음들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인생의 끝날까지 나는 이러한 처음들을 계속해서 맞이할 것이고, 그것이 나의 삶을 완성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두려움과 설렘은 인생의 조미료와 같다. 이 두 가지 감정이 내 삶을 더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


지금의 나는 예전보다 더 많은 지혜와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처음 앞에서는 여전히 초심자의 마음을 느낀다. 그것은 나의 나이를 잊게 만들고, 내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모든 처음이 그렇듯, 내가 내딛는 이 발걸음도 나를 새로운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또다시 설렘과 두려움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과정도,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쓰는 지금도, 그리고 끝없이 전진해 가는 나의 50대도 모두 내가 처음 살아가는 인생여정이다. 내 삶이 고스란히 녹아 하나의 구를 만들며 구르면서 처음을 맞이하고 있다.


삶은 끝없는 여이다. 그리고 그 여에서 우리는 수많은 처음을 맞이하며 성장한다. 내가 뉴욕 땅에 첫발을 디뎠을 때 느꼈던 그 광활한 땅의 첫 한 발이 내게 주었던  설렘과 맨해튼 대로 한 길가에 줄줄이 늘어서 있는 탁자에 앉아있던 낯 선 사람들을 보는 두려움들. 이러한 여러 경험들과 함께 찾아드는 또 다른 첫 한 발 내 인생 여행을 더욱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간다. 그렇기에 나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처음을 기대하고, 그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의 묘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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