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예전에 써 놓은 글들을 뒤적였다. 형편없게 못 써 얼굴이 화끈 거리는 글도, 마음의 바닥을 긁어 감정을 울리는 글도 여럿 있었다. 많은 글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는 글과 없는 글로 나눠졌다. 진득한 우울의 시절을 걸을 때 썼던 글들은 대부분 올릴 수가 없고, 올리기도 싫다. 우울에 관한 글이라면 이제 질려버려서, 의식적으로 피하고 싶었다. 어느 시점부터는 우울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학을 뗀다.
나아지려고 노력했다. 포기하고 포기했던 시점도 많았지만 결국은 다시금 일어섰다. 나 자신을 죽일 수 있는 건 나뿐이란 글을 썼다. 중심이 잡히기 시작했다.
포기하고 넘어졌던 시간은 괴로웠고 다시 일어서는 건 더 괴로웠다. 괴로워서 나아갈 수 있었다.
젊음을 다시 준다고 해도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생은 한 번으로 족하다. 그때의 고통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