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울해하는 사람을 증오하는지 스스로에게 묻던 날은 4월이었어. 아주 아주 나는 내가 죽기를 바란다고 알고 있었지. 죽고자 함에 열심이었던 마음은 고작 4월 날에 연약해졌어. 이런 날씨라면 천년만년이라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날이 아주 좋은 날 그러니까 세상이 온통 색을 덧입는 날 그런 날에 날 데려가려는 사람들이 찾아오길 바랬어. 날이 아주 좋은 날 나는 고작 또 떠나길 원했는데. 햇빛에 어깨를 그을리고 뺨을 태우고 바람이 나를 찾아와 헤매다 또 어디론가 떠나는 손가락의 감각을 알게 된 어느 날이었어. 봄보다 달디단 단잠을 먹고 새근거리고 싶어. 봄날은 죽고자 하는 마음을 자꾸만 연약하게 만들어서. 살고 싶은 마음을 마주쳐 화들짝 놀란 어느 봄날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