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인간, 사냥꾼의 매력에 빠지다(1)

[#1. 세계를 매혹시킨 사냥꾼]

by 도슨트 춘쌤

[#1. 세계를 매혹시킨 사냥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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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유명한 그림이죠. 미켈란젤로 브오나로티 걸작 「아담의 창조」입니다. 「천지장조」의 일부에 해당하는 프레스코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레스코화는 건물의 벽면에 모래를 섞은 시멘트를 바르고 수분이 마르기 전에 채색하여 완성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상당히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죠. 미켈란젤로는 원래 조각가였어요. 그런데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으로 시스티나 대성당의 천장화를 담당하게 되었죠. 4년간의 작업 끝에 나온 걸작이 바로 이 그림입니다.


개 : 인간의 창조 순간을 창의성 있게 표현한 것 같아요. 감동적이에요. 손가락을 통해 신이 인간에게 생명을 주는 순간이 너무 잘 포착되어 있어요.


어떠한 만남의 순간을 이 그림처럼 완벽하게 표현한 그림이 있을까요? 저는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신과 인간이 만나는 첫 그 순간을 보는 듯해서요. 누구에게나 첫 ‘만남’은 중요합니다. 어떻게 만나는가에 따라 인연이 될 수도 있고, 악연도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냥: 고양이는 어떻게 이집트에서 나왔을까요? 이집트에서는 고양이를 신으로 섬겼잖아요. 세계의 사람들은 고양이를 어떻게 만났고, 인식했는지 궁금해지네요.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았던 이집트 문명은 결국 기원전 31년, 로마의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고양이 신앙의 운명도 끝이 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고양이는 이후 유럽 곳곳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어요. 이집트 인들은 고양이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고양이를 이집트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금지했거든요. 태블릿에 있는 로마 지도를 봐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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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 지금의 유럽, 아프리카 북부, 중동까지 모두 차지하고 있네요. 로마는 엄청난 대제국이었군요.


고양이들은 로마 군인들의 손에 의해 유럽 곳곳으로 옮겨졌죠. 쥐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을 거예요. 고양이는 로마 군대의 마스코트가 되기도 합니다. 또 고양이의 독립적이며 자유로운 모습이 로마인들에게 중요한 가치였던 ‘자유’와 연결되기도 했죠. 그래서 로마 신화 속 자유의 여신 리베르타스가 고양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으로 묘사되기도 해요. 이렇게 고양이는 유럽에 점차적으로 매력을 뽐내며 확산됩니다. 서기 1세기경에는 주로 브리튼 제도(지금의 잉글랜드)와 갈리아 지방(프랑스) 남부로 퍼졌어요. 그리고 5세기가 되면 서유럽 전체에 고양이가 확산되었죠. 이렇게 이집트의 신 고양이는 유럽으로 퍼져나가면서 곳곳에서 인간들과 새로운 관계들을 맺어나가죠.


냥: 이집트를 벗어난 고양이들은 이제 신이 아닌 인간의 동반자로서 생활해야 했겠어요. 신이 아닌 동반자라...


유럽 곳곳에 확산된 고양이들은 예전 신처럼 대우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분명해요. 그림을 하나 볼게요. 이 그림에는 니벨레스의 성녀 제르트루다(Gertrudis)가 그려져 있네요. 제르트루다는 626~659년 활동했던 수녀원장이에요. 그녀는 쥐들로부터 수도원을 지킨 성녀로 알려져 있어요.


개: 그래서 성녀 밑에 고양이들이 그려졌던 것이군요. 상당히 많은 고양이가 제르트루다와 그려져 있어서 궁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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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트루다는 쥐를 잡아먹었던 고양이와 연결되어 고양이의 수호성인이 된 거예요. 물론 이것은 전설의 오류가 있었던 부분이지만 말이에요. 어쨌든 로마 멸망 이후 유럽인들은 고양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어요. 대표적인 곳이 외진 곳에서 신앙을 유지했던 수도원이었고요. 그런 역사적인 사실을 반영하는 사례가 니벨레스의 성녀 제르트루다에 관한 이야기라 할 수 있죠. 산속에 있었던 수도원에서는 고양이를 많이 키웠다고 해서요. 고양이를 너무 많이 키워서 어떤 성직자는 수도원의 성직자들이 신앙생활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불평할 정도였어요.


냥: 고양이의 매력은 어느시대, 장소를 불문하고 계속적으로 통하네요. 산속에 있는 수도사들의 마음을 흔들 정도였다니 말이에요.


심지어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590년)는 그 당시 매우 유명한 애묘가였어요. 고양이를 쓰다듬는 일을 가장 좋아했다는 기록까지 남아있을 정도에요. 8세기가 되면 아일랜드의 수도사는 자신이 키우는 판구르 판(하얀 판구르)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를 위해 시를 쓸 정도였어요. 10세기경에는 웨일스 지방의 호웰 왕은 고양이 보호법을 제정할 정도로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했고요. 고양이를 죽이면 고양이의 나이, 건강상태에 따라 벌금을 물었다고 합니다.


개: 이집트를 벗어나도 고양이들은 제법 좋은 대접을 받았군요.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요. 유럽으로 고양이들이 퍼져나간 이유는 로마 군인 때문이라면, 다른 지역은 어떻게 고양이들이 퍼져나갔나요?


사실, 고양이들은 이집트가 망하기 전에도 유럽에 흘러들어 간 적이 있어요. 해상무역을 담당했던 페니키아 인들에 의해서죠. 조각품에 보면 고대 페니키아 인들의 배가 조각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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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또한 고양이와 함께 거친 바다를 항해하며 살았답니다.


개 : 바다 사나이와 고양이의 만남이라. 흥미롭네요. 페니키아 인들은 왜 배에 고양이를 태웠을까요?


냥 : 역시 ‘쥐’때문 아니었을까요? 쥐는 세상 어디든 살고 있으니깐요.


쥐는 바다 사나이들에게도 골칫덩어리였어요. 고양이가 쥐를 잡아준다면 매우 고마운 일이죠. 배에도 육지 못지않게 많은 쥐가 득실거렸기 때문이에요. 배 안의 식량을 먹을 뿐 아니라, 다양한 무역 물품들을 갉아먹었거든요. 그들에게 있어 이집트의 고양이는 반드시 필요한 배 안의 동반자였던 것이죠. 페니키아의 배를 타고 고양이들은 기원전 5세기 경이되면 인도에까지 전파됩니다. 페니키아 인이 무역하는 곳에는 고양이가 함께 이동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개 : 고양이들이 배를 타고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는 것이 흥미롭네요. 또 배를 타고 고양이가 어디로 갔나요?


바다 사나이는 페니키아 인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이탈리아 상인들도 있었죠. 그들은 탁월한 바다 사나이들이었어요. 당시 이탈리아는 십자군 전쟁의 전초기지였기 때문이에요. 십자군 전쟁은 11세기부터 13세기에 걸쳐 서유럽의 기독교인들이 이슬람교의 지배하에 있는 예루살렘을 점령하기 위해 8차례에 걸쳐 감행했던 대원정을 말해요. 태블릿에 있는 지도를 보면 당시 얼마나 많은 이탈리아 상인들이 유럽과 예루살렘 지역을 오갔는지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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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 : 많은 배들이 이탈리아에서 예루살렘으로 오갔다면 그 배안에도 고양이들이 많이 있었겠어요.


이탈리아의 도시 국가 중 하나였던 제노바에서는 보험업자들이 상업용 선박에 사나운 고양이를 태워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넣을 정도였어요. 이 조항은 이후 베네치아, 프랑스, 영국에까지 도입될 정도였어요. 그만큼 고양이의 능력을 모두에게 인정받았던 것이죠. 특히 십자군 원정이 지속되면서 이슬람교가 지배하는 중동지역에서 유입된 곰쥐들을 박멸하기 위해 고양이의 존재는 더욱더 각광받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고양이는 항해의 필수품이 되었죠. 15세기 이후 대항해 시대가 열리자 자연스럽게 고양이들은 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다니게 됩니다. 그렇게 그들은 유럽을 벗어나 아메리카, 아시아 지역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하죠. 존 반델린의 「콜롬버스의 상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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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유럽인들은 칼과 총을 들고, 자신들이 마주한 ‘새로운 세계’를 정복하려 했죠. 자연스럽게 유럽인들이 가져온 물건을 원주민과 교역하기도 했습니다. 그 교역품 중에 고양이가 있었어요.


개 : 고양이가 교역품이라고요? 어떻게 고양이가 교역품이 될 수 있을까요?


냥 : 고양이의 뛰어난 쥐잡이 능력 때문이죠?


실제로 고양이는 쥐를 잡아 줄 수 있는 탁월한 사냥 능력 때문에 원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이렇게 해서 돈을 제법 많이 번 유럽인들도 등장할 정도였어요. 이탈리아 전설에는 고양이 두 마리를 가진 가난뱅이가 고양이를 상인에 맡긴 뒤, 고양이가 쥐떼로 황폐해진 섬에서 고양이를 풀어, 많은 쥐를 잡았어요. 고마웠던 사람들은 그에게 막대한 선물을 주었고, 그는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예요. 고양이 각하로 불렸던 영국 런던의 시장 딕 휘링턴도 이와 비슷한 사례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처럼 고양의 쥐 잡이 능력은 세계 모든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며 세계 곳곳으로 고양이가 퍼져나가는데 큰 공을 세웠죠.


냥 : 그렇군요. 이집트의 고양이가 어느덧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 곳곳으로 퍼져나갈 때 쥐잡이 능력이 큰 도움이 되었군요. 그렇다면 고양이는 우리나라에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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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5~6세기경으로 추정되는 집 모양 가야토기의 지붕 쪽을 잘 보세요. 고양이가 보이시나요? 그 밑에 쥐들이 사다리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어요. 이러한 흔적을 봤을 때 이미 5~6세기 전에는 고양이가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특히나 가야의 경우 건국설화에 인도 출신의 왕비라고 알려진 허황옥이 배를 타고 왔잖아요. 인도는 페니키아 인들에게서 기원전 5세기경에 고양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미 서기 1세기 경의 허왕옥의 배 안에는 고양이들이 타고 있었을 거예요. 물론 허왕옥 설화가 사실이라면 말이죠. 그 배안에 있던 고양이가 우리나라에 정착해서 번성한 건 아닐까 싶어요.


개 : 당시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였잖아요. 그런데 가야는 한반도 남쪽에 해당한 지역이에요. 북쪽에 해당했던 고구려에서는 고양이 유입이 없었나요?


고양이의 능력 중 하나가 쥐를 잡는 것이잖아요. 그것과 연관시켜 추측해 볼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어요. 쥐는 곡식과 종이를 갉아먹죠. 당시 종이로 써져있던 것 중 하나가 불경이에요. 이 불경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고양이가 같이 들어온 것 일 수도 있어요. 참고로 고구려의 경우 소수림왕 2년에 해당하는 372년에 들어왔어요. 중국 전진(前秦)의 순도와 아도 화상으로부터 받아들였죠. 백제는 384년 침류왕 때 중국 남부의 왕조였던 동진(東晉) 마라난타로부터 받아들였고요. 신라는 고구려로부터 불교를 받아 이차돈이 순교하면서 527년인 법흥왕 14년에서야 받아들입니다.


냥 : 우리나라에선 고양이가 불교와도 연관이 있네요. 불경 보호의 수호자로 이해해도 되겠죠. 그렇다면 우리나라에게 고양이를 보내준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은 언제부터 고양이가 있었나요?


기원전 8세기~기원전 3세기까지의 중국은 매우 혼란한 시기였어요. 이 시기를 가리켜 춘추전국시대라고 합니다. 이 시대의 상황을 기록한 『일주서』에 주나라를 건국한 무왕이 사냥을 나가서 고양이를 잡았다는 기록이 있어요. 또 기원전 5세기경 사람인 공자가 고양이가 애묘인이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해요. 수나라 때에는 고양이 귀신이 유행하기도 했고요. 당나라 시절에는 귀여움을 인정받아 애완동물이 되기도 합니다. 그 유명한 당나라 양귀비는 중국 고대의 대표적인 애묘인이에요. 당나라 황제 무종은 고양이를 가리켜 서장(鼠將)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서장은 쥐 잡는 장수라는 의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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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 : 제 친구 사진 한번 보시겠어요? 이 친구는 저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일본 고양이예요. 사람들은 재패니즈 밥테일 고양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이 친구는 언제부터 일본에 살았던 걸까요?


짧은 꼬리가 인상적인 고양이죠. 일본에서 고양이에 대한 기록은 헤이안 시대 889년에 쓰인 우다천황의 일기를 담은 『관 평어기』에서 발견할 수 있어요. 고양이의 특징, 행동, 습관들이 잘 기록되어 있죠. 그래서 고양이는 대략 중국에서 9세기 전에 들어왔다고 보고 있어요. 2007년 효고현 히메지시 미노 고분에서 발견된 고양이 발자국 도기가 발견되었어요. 그런데 이 토기는 가야 토기의 영향을 받은 스에키 토기였다는 점이에요. 스에키 토기는 주로 아스카 시대로 불리는 6~7세기 초였어요. 가야 멸망 직후의 시대죠. 그래서 가야의 고양이들이 일본에 토기와 함께 전래된 것은 아닐까요? 이후 점차적으로 우리나라의 고양이와 중국에서 유입된 고양이가 섞여 일본의 고양이가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볼 수 있어요. 999년에 중국의 고위 관리가 일본 이치조 천황에게 하얀 암고양이를 선물했다는 기록도 있거든요. 이러한 고양이의 후손이 재패니즈 밥테일 고양이로 추정됩니다. 고양이들은 귀족들의 애완동물로 여겨졌다고 해요. 짤막한 꼬리가 일본의 왕실을 상징하는 국화를 닮았기 때문입니다. 함부로 고양이를 키울 수 없도록 한 것이죠. 그러다 1602년 천황의 칙령으로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민가에서 키울 수 있게 되었어요. 이후 점차 고양이가 일본 내에 확산되었던 것이죠.


개 : 고양이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과정을 알게 되었네요. 자유의 상징, 쥐잡이, 불경을 지키기 위해, 교역의 선물로 점차적으로 확산되었다는 점이 신기하네요. 그만큼 고양이는 인간들에게 매력 있으면서도, 필요했던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냥: 맞아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고양이들을 보면서 화가들은 점점 고양이를 주목하고 그림을 그렸죠. 고양이는 꽤 사랑받는 그림의 주제 중 하나였다고 들었어요. 고양이를 사랑했던 화가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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