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신이 된 개냥이(5)

#개, 저승의 신이 되다(2)

by 도슨트 춘쌤

태블릿을 보면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그려진 지도가 보일 거예요.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의 비옥한 땅에서 문명이 발생했죠. 메소포타미아는 두 강 사이의 초승달 지대를 말해요. 기원전 3500년경쯤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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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상당히 개방적인 지형이었어요. 사람들의 교류와 이동이 잦았죠. 그리고 전쟁이 많았던 곳이기도 해요. 저는 이 그림을 보면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생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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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 잭슨 폴록의 「가을의 리듬」이네요. 제가 좋아하는 그림이에요. 폴록은 빈 캔버스에 페인트를 똑똑 떨어 뜨리거나 튀게 하는 액션 페인팅이라는 방법을 통해 우연성에 기반한 자유로운 느낌의 그림을 그렸죠.


맞습니다. 이 그림을 보면 상당히 혼란스러운 느낌이 드실 거예요. 전 이 그림을 볼 때 어지러운 선과 곡선의 모습, 여러 색깔이 섞여 있는 지점들이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개: 확실히 마크 로스코의 그림에 비해 동적이에요. 그리고 어지럽기도 하고요. 이집트가 정적이라면, 메소포타미아는 동적이었다는 거군요. 이러한 곳에 살았던 메소포타미아 인들의 개에 대한 인식도 상당이 복잡하고 다양해요.


복잡한 메소포타미아 인들은 이집트 인들에 비해 현실 지향적이었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이었거든요. 언제 전쟁이 나서 죽을지 모르는 삶이란 불안하면서도, 자극적인 하루하루였을 거예요. 그래서 그들은 도시의 한가운데 신전을 짓습니다. 그것이 바로 지구라트예요.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의 모티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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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브뢰헬의 「바벨탑」을 보세요. 구름보다 높은 건물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성경에서는 바벨탑을 인간의 ‘오만’을 상징하죠. 메소포타미아 인들인 이렇게 높은 바벨탑 즉 지구라트를 만든 이유도 동일해요. 알 수 없는 하루하루의 삶. 그들에게 있어 개는 자신을 지키는 든든한 보호자이자, 상처를 치유하는 위로자였던 거예요.


냥: 보호자이자 위로자라... 고양이와 완전히 다른 관점이군요. 메소포타미아 인들은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유물도 많이 남아 있지 않아요. 그런데 개를 그렇게 봤다는 점이 신기하네요. 개를 그렇게 본 이유가 있나요?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니니시나라는 치료의 여신이 있었어요. 이 여신은 항상 일곱 마리의 개를 끌고 다녔다고 합니다. 또 이슈타르라는 여신은 개의 머리를 한 형태로 그려졌는데요. 이 여신도 치유의 신으로 숭배받았다고 해요. 신화의 동물들은 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졌어요. 즉 개들은 치유의 힘을 가진 동물들로 받아들여졌던 것이죠. 개는 실제로 상처가 나면 핥아서 스스로 치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요. 이러한 면들이 개를 치유의 신과 연결시킨 능력이었던 것이에요. 이외에도 개를 집의 수호자로 본 경우도 있어요.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해당하는 남루드라는 도시에서 한 가옥의 유적지에 개 조각상이 든 주술 상자가 발견되었거든요. 이 주술 상자는 악령을 보호하기 위해 부적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결국 개 조각상이 집을 지키는 수호자의 역할을 한 것이라 할 수 있어요.


개: 집안의 보호자이자 치유자로서의 개라... 이집트의 개와 상당히 다르네요. 더 현실적이기도 하고요. 두 문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어요. 인간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우리 개를 사랑했다는 점이죠. 죽어서는 저승의 신으로서, 살아서는 위험을 막아내는 수호자, 상처를 치유하는 치유자로서 말이에요.


냥 : 새롭게 알았어요. 개를 신으로 믿고 따랐던 인간들의 마음을요. 하지만 고양이를 사랑하는 인간들 또한 많았죠. 그동안 신으로서 고양이였다면, 이제는 인간의 사랑을 받는 동반자로서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네요. 우리 고양이들은 세계 곳곳에 어떻게 퍼져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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