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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시옷 Feb 05. 2021

계절의 설렘

사람마다 좋아하는 계절이 있다.
좋아하는 것과, 기억하는 것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계절은 계절이 넘어가는 그 시기이다.

잠깐의 순간, 찰나의 계절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그 시기,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
가을에서 겨울로, 겨울에서 다시 봄으로,,

무언가를 떠나보내고 다시 맞이하게 되는 건,
하지 못했던 일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또, 작게는 계절의 변화만큼

변주하는 외출복을 고르고,

방의 분위기를 조금씩 바꾸는 것들,,
삶의 소소한 재미를 발견하게 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겨울,,
겨울의 시기가 다가오고,

차가운 바람이 조금은 버거운 순간이 오면,
어쩐지 설레고 어쩌면 아릿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아무래도 새로운 사랑에 대한 감정을

시작했던 시기가 겨울이었기 때문이리라..

지금까지 만난 사랑의 모든 시작은

짙은 겨울 초입에서였다.
크리스마스 즈음으로 늘 설레는 감정들을 주고받고,

또 다른 삶의 방향을 그려나갔다.

그래서일까,
추위를 너무 타고, 힘겨워하면서도,

차가운 겨울이 시작되면,

무언가 또 다른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그것이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각인된 계절의 설렘일 것이다.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일 것이다..
사람이 아닌 사랑에 대한 그리움일 것이다..

이제는 사람에 대한 설렘이라 말하지 않는 건,
겹겹이 쌓아 온 지난 시간의 결과이다.

무엇이 그리 좋았고, 또 무엇이 그리도 슬펐는지,
다시 곱씹어보면 희미하게 남아 있는 것은,

꾹꾹 눌러 지워버린 감정의 바랜 기억뿐이다.

그렇다고 사랑에 대한 마음까지

지워버리지는 않았다.
사랑은 늘 그대로 있다.
사랑은 사랑이다.
그 사랑이 어느 계절을 타고 또 올 것인지는

알지 못 하지만,
그것이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또다시 사랑하게 될 것들이

새로운 계절 안에 흘러 들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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