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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시옷 Feb 22. 2024

구토

어디에 무언가를 쏟아내고 싶은 심정이다.

어떤 이야기라도 써야 할 것 같다.


속 안에서 여러 말들이 서로 엉켜서 당최 알 수 없는 감정들로 꽉 차있다.

그렇다고 토해내자니, 토해낼 수도 없다.

위아래로 꽉 막혀있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글로 쏟아내면 될까,,

소리를 지르면 될까..

그냥 그대로 모든 걸 삼키고 잠 속으로 도피하는 것이 나을까..


어떤 계획도 없이 그냥 손이 가는 대로 타자를 친다.

하얀 여백에 박혀 들어가는 글자들을 눈으로 좇는다.

손끝으로 대신 토해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조금을 시원해 질까..


세상에 태어난 이유에 대해 늘 생각하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날카로운 무언가가 멈추지 않고 쏟아져 오면,

왜 이런 힘든 세상에 나왔을까라는 원망을 다시 꺼내본다.


난 어떤 것으로도 자유로울 수 없는가..

난.. 그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그런 존재인가..


내가 나도 모르게 끌려와 있는 세상에

내가 나를 망가뜨린 일들을 더 얹었기에


그럼에도 멈추지 못하고 계속 반복되는 실수를 하기 때문에..

실수가 반복되는 건 실수가 아니라고 하는데,

나는 어디까지 나를 변호할 수 있을까..


내 말에 힘이 실릴 수 있을까.

나의 외침에 뒤돌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나의 모든 말들을 이 세상 아무도 모르는 땅끝에

파묻어버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나를 이해해 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나는 그럴 자격이 없는 거 아닌가..


막혀있는 답답한 감정이 목구멍으로 삐져나오려고 한다.


그렇기에 이 세상에 나는 혼자다.

누구에게도 사랑을 구걸하지 말기로 한다.


그래.. 난 그런 존재다..

다시 내 안에 꽉꽉 채워 넣는다.


삼키고 또 삼킨다.

삼키고 삼키다 보면,,

스며들겠지..

나의 몸 곳곳에..

그럼 더 이상 괴로워지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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