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mf Aug 19. 2024

빛나는 벌레

나무에 붙어있는 벌레를 보았다.

투명하고 나른한 주황빛의 벌레는 윤광이 돌았다.

한참을 들여다보는데 햇살이 벌레 안으로 들어갔다.

빛을 머금은 벌레는 더 빛이 났다.

벌레가 아니라 탈피껍데기였다.

혹시 몰라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나뭇잎으로 툭툭 건드려보았다. 미동도 없다.

맞다. 껍데기.


어쩜 저렇게 나무를 꼭 쥐고 있을까.

이렇게나 나무를 부여잡고 어디로 날아간 걸까.


해를 머금어 빛나는 것일까

해가 들어와 빛나는 것일까


유난히 빛이 나던 그 벌레가 자꾸 생각이 난다.

작가의 이전글 인간 소화 프로젝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