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붙어있는 벌레를 보았다.
투명하고 나른한 주황빛의 벌레는 윤광이 돌았다.
한참을 들여다보는데 햇살이 벌레 안으로 들어갔다.
빛을 머금은 벌레는 더 빛이 났다.
벌레가 아니라 탈피껍데기였다.
혹시 몰라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나뭇잎으로 툭툭 건드려보았다. 미동도 없다.
맞다. 껍데기.
어쩜 저렇게 나무를 꼭 쥐고 있을까.
이렇게나 나무를 부여잡고 어디로 날아간 걸까.
해를 머금어 빛나는 것일까
해가 들어와 빛나는 것일까
유난히 빛이 나던 그 벌레가 자꾸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