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튜디오 와그작 Oct 24. 2022

EP.07 트렌드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베지밀 창립 48주년 기념 메타버스 이벤트 <심콩이를 찾아라>

‘대학생’ 광고 스타트업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은 아이디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다고 믿는다. 다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우리가 ‘현직 대학생’이라는 점이다. 결국 마케터도 소비자이며, 자신이 살 만한 광고를 팔아야 다. 우리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타겟으로 하는 2030 소비자의 중심이 되는 대학생 소비자에 해당한다. 나를 기준으로 두고 광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그러나 영원한 행운은 아닐 것이기에, 계속 트렌드를 쫓아가려는 노력을 한다. 


대학생 광고 스타트업이라는 장점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은 높은데 올드해지고 있는 브랜드, 젊은 소비자들이 이름은 알지만 잘 구매하지 않는 여명808, 송월타올과 같은 브랜드에게 여러 제안을 했다. 


베지밀도 그중 하나였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캠페인은 수주가 되어 실제로 집행했다.

(이후 주변에 선물하고도 남을 만큼의 두유를 받았다.)



베지밀, 알지만 ‘안 친한’ 브랜드

두유라는 제품, 혹은 베지밀이라는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베지밀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다 알지만 직접 소비하지는 않는 이 브랜드가 우리에게는 흥미로웠다.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은 아주 큰 자산이었다. 업계 1위, 오랜 역사, 신뢰성이라는 요소를 트렌디한 방식으로 비틀면, 젊은 소비자도 관심을 가지고 브랜드와 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베지밀을 클라이언트로 정하고 찾아보며 알게 된 사실은, 베지밀이 유당불내증으로 고통받는 어린아이들을 위해 개발된 제품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당시(2021년) 48주년을 앞둔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었다. 단지 우리가 잘 몰랐을 뿐,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 출시 등 인스타그램을 통한 마케팅도 탄탄하게 진행하고 있었고, 팬심을 가진 팔로워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출처 : 베지밀 공식 인스타그램(@vegemil.official)



우리의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할 수단, 메타버스

설립 이념과 역사, 캐릭터를 모두 다루려면 어떤 공간이 필요해 보였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소비자에게 여러 선물을 건네며 자유롭게 놀도록 해야 했다. 브랜드에 관한 깊은 이야기는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젊은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고려하면 온라인이 정답이었다. 그리고 메타버스라는 아주 적절한 매체가 있었다. 


이름마저 찰떡이라고 생각한 최초의 기획은 베지밀의 메타버스, “베타버스”였다. 사실 2021년은 메타버스의 해였다. 주식이 아닌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든 기업이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모든 마케터가 이에 대한 압박을 받던 시기였다. 


이 글의 주제이기도 하지만, 트렌드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어야 했다. 


메타버스는 우리가 구현하려는 공간에 가장 적합한 매체였다. 우리가 가장 경계한 것은, ‘트렌드이기 때문에’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깊은 고민 없이 유행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저 메타버스 마케팅을 한다는 사실에 집중해 콘텐츠의 구성이나 메시지의 전달이 느슨해지지는 않는지 신경을 많이 썼다. 그 결과, 베지밀(정식품) 측에서 얼마 남지 않은 창립 48주년 기념 이벤트에 우리의 기획안을 활용하고 싶다는 답변을 받았다.


아래는 실제 캠페인 시행 후 보도된 기사 링크이다.



베지밀 창립 48주년 기념 이벤트 <생일인 심콩이를 찾아라>

베지밀의 역사를 보여줄 공간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박물관이다. 다만 현실에서도 재미있는 공간은 아니기에 재미 요소가 많이 필요했다. 베지밀의 마스코트 심콩이를 활용한 스토리와 경품 제공 이벤트로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로 했다. 소비자가 경품 응모를 위해 메타버스를 돌아다니면서 콘텐츠에 참여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받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메타버스도 종류가 여러 가지였는데, 2D 게임과 인터페이스가 유사해 진입장벽이 낮고,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 없어 접근성이 좋은 “게더타운”을 활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박물관, 퀴즈존, 파티장, 넬 보스코(베지밀의 오프라인 식품 매장)를 구현했다. 


직접 제작한 정식품 메타버스 맵 이미지


소비자에게 주어진 과제는, 생일인 심콩이를 찾는 것이다. 파티장에는 수많은 심콩이가 있는데, 모두 다르게 생겼다. 이 중 진짜 생일인 심콩이는 하나다. 퀴즈존에서 베지밀의 브랜드 역사에 관한 3가지 퀴즈를 풀면 생일인 심콩이의 생김새에 대한 3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진짜 심콩이를 찾으면 경품에 응모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베지밀의 탄생 배경과 CF, 여러 제품의 패키지가 전시된 박물관과 실제 넬 보스코 매장과 동일하게 구현한 공간을 자연스럽게 체험하도록 했다.


출처 : 베지밀 공식 인스타그램(@vegemil.official)




‘근거 있게’ 트렌디한

언제나 가장 트렌디한 매체를 활용할 능력을 갖추려 한다. 2021년엔 메타버스, 2022년엔 쇼츠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매체가 클라이언트의 상황과 우리의 아이디어에 가장 적합하다는 근거가 있을 때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후 젊은 기업에 고전적인 옥외 광고를 제안하기도, 올드한 기업에 레트로 시티팝 일러스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언제나 근거 있게 트렌디한 광고 회사가 되려 한다.  


옥외광고도, 쇼츠도, 메타버스도 팝니다.
@studiowagzac





*그리고 이 글을 올리는 오늘, 10월 24일은 베지밀의 창립기념일이다. 별다른 경력도 없던 저희에게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준 클라이언트인 정식품(@vegemil.official)에 감사드리며, 49주년 창립기념일도 축하드립니다.


이전 07화 EP.06 창의성은 레퍼런스를 먹고 자란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