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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행복수집러 Jan 09. 2022

작은 감귤나무 한 그루라도 되었으면

“나는 이 나무에 많은 약속을 해 두었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옥중서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나오는 말입니다.     


신영복 선생님은 자신의 내부에 나무를 심었습니다. 이 나무는 언젠가는 나의 가슴을 헤치고 외부로 뻗어나가야 하는 나무이며, 많은 것들을 약속해 놓은 소중한 나무입니다. 그리고 이 약속을 지킬 열매를 키워야 하므로 당장은 마음이 아프더라도 자신의 아름다운 추억에 빠져 자위하지 않았고 엄한 자기 성찰로 스스로를 다그쳤습니다.


이 글을 보고 많은 반성을 하였습니다.

나에게는 이런 나무가 있었던가. 나의 머릿속에만 머물지 않고 나와 연결된 바깥세상으로 빠져나갈 나무가 나에게도 있었나.

이 세상에 있는 사람의 수만큼 각자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삶이나 스스로를 보살피는 것만 알았지 타인과 내 주변의 삶과 연결되어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나 자신의 안전과 만족이었습니다. 내 주변의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사명감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 세상은 나 홀로 고독하게 살 수 없습니다. 나 혼자 산다고 생각하더라도 무인도에 홀로 동떨어져 있지 않은 이상 어떻게든 나 이외의 세상과 연결되어있습니다. 세상과 연결된 힘이 크든 작든 나의 사소한 행동하나 비뚤어진 마음가짐 하나가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이제 내 안에 나무를 심습니다. 내 안에 있는 나무가 잘 클 수 있도록 햇볕도 잘 쬐고 물도 잘 주겠습니다. 스스로 긍정적인 생각 행복한 마음을 충분히 유지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열매를 맺어야겠다는 작은 약속을 해 봅니다. 신영복 선생님처럼 깊은 생각으로 세상을 밝히고 좋은 영향을 주는 햇빛이 될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내가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향긋한 향기를 줄 수 있는 작은 감귤나무 한 그루라도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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