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X년아 뭘 쳐다봐!"
"이 X 같은 년 눈알을 확 파 버릴까 보다"
아침 출근길에 사자후와 같은 거침없는 쌍욕이 거리를 쩌렁쩌렁 울린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아침 출근할 때 만나는 세상에 불만이 많은 이 아줌마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다짜고짜 소리를 질러댄다.
'아침부터 재수 없게 왜 저러는 거지'
말은 안 해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그들의 속마음을 대변한다.
나도 그 아줌마의 욕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게 시선을 피하며 재빨리 지나간다.
지저분한 옷차림에 세상 억울하게 생긴 모습. 아침부터 온갖 욕설을 내뱉는 아줌마. 도대체 무엇이 그 아줌마를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들에게 욕을 하게 만들었을까 생각을 해본다.
원래는 행복한 가정을 잘 꾸리며 살고 있는 평범한 주부였는데,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어버리고 남편이 그 충격으로 자살을 했나? 아니면 편안하게 자고 있는 게 집에 큰 불이 나서 사랑하는 아이들과 가족을 전부 잃어버려서 저렇게 변했나? 등등 별생각을 다하게 된다.
무엇이 사람을 저렇게 사람들을 미워하게 세상을 향해 거침없는 욕지거리를 하게 만들었을까? 분명히 분노 장애 아줌마를 이렇게 만든 사건이 있었을 것이다. 얼마나 심한 일이었으면 사람의 인격을 저렇게 피폐하게 했을까 측은한 마음도 든다.
내가 보았을 때 그 아줌마는 행복한 인생을 포기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아줌마는 그 누구보다도 약하고 서러운 자이기 때문에 매일 아침 세상의 중심에서 쌍욕을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삶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행복하지는 못할지라도 이 지지리도 모진 세상에 대한 분노를 내 삶을 연명하게 해주는 동력으로 삼으면서.
세상에는 참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아니 이해하기도 싫은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약하고 서러운 자라서 그렇고,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불쌍하고 딱하게 여기자. 그 아줌마를 도와주지도 않을 거면서 덩달아 욕까지 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