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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범 Sep 15. 2021

브런치를 멈췄던 이유

글쓰기를 멈췄던세 가지이유

바쁜 일상. 내 스마트워치에서 띠링-하고 알람이 울렸다. 브런치였다. 

아... 내가 글을 안 적은 지 300일이나 지났구나...


그동안 브런치에 글을 게시 않은 첫 번째 이유는 '바빠서'다.

프리랜서 방송작가 3년 차가 되면서 원래 하던 곳 말고 인근의 다른 방송국 일도 하게 되었다. 

본격적인 투잡이 시작된 것이다. 처음 투잡을 시작한 1월에는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매일 방송 대본과 큐시트, 자막 등등. 예전보다 페이가 2배 이상 늘었지만, 일은 3배 더 늘었다.

프리랜서에게 일이 많다는 건 매우 좋은 일이나, 천성이 베짱이인 나 입장에선 버거웠다.  

남(방송국) 글을 적느라 내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두 번째 이유는 '부끄러워서'다.

나는 글을 잘 적고 싶은 마음에 글쓰기를 주제로 한 책을 틈틈이 읽었다. 

책을 통해 구성부터 표현까지 배운 게 많은데, 이상하게도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이 더 없어졌다. 

'내가 참 두서없이 적었구나', '내 글은 가독성이 떨어지는구나'. 

글쓰기를 배우면 배울수록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글을 적고 나서 '발행' 버튼을 누르는 게 참 어려웠다. 

그렇게 작가의 서랍은 아직도 미완성된 글로 가득 차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주변에서 '나의 브런치를 알게 되어서'다. 

한 번은 내가 게시한 글이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린 적 있었다. 

사실 그렇게 잘 적은 글은 아니었는데, 독자분들의 공감을 샀던 것 같다.

아무튼 신이 난 나는(소심한 관종이었다) 인스타그램에 자랑질을 했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대학 동기, 동창, 직장 선배 등 주변에서 '글 잘 읽었다' 등의 반응 보내왔는데, 

막상 잘 적지 못한 글로 그런 관심을 받으니... 창피했다. 

그 후로 내 주변 지인도 독자라는 생각이 들어 쉽사리 발행하지 못했다.


이유를 세 가지나 적었지만 사실은 이거 하나인 것 같다. 바로 자기 검열

내 글에 대한 끊임없고 힘든(?) 검열로 게시하지 못했던 것이다.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글을 완성 짓지 못하는 건 문제라 생각한다.


아무튼 300일 만에 돌아온 지금. 조심스레 건네본다.

브런치야, 우리... 다시 만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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