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유용한 토슈즈 정보
여기저기 둘러봐도 익숙하게 포인트슈즈를 신는 사람들 틈에서 질문하기 민망할 때가 있습니다. 나만 빼고 다 아는 것만 같은, 예를 들면 포인트슈즈는 좌우 구분이 없다거나 리본 묶는 법이 따로 있다든가 하는 정보들. 시행착오를 거쳐 나만의 방식을 터득할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제대로 알아두는 것이 좋겠죠. 그리고 사소하지만 은근 중요한 내용들이라 곁눈질로 터득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니 첫 포인트슈즈를 신기 전이라면! 당황하지 않게 미리 알아두고 제대로 신어볼까요?
좌우 구분이 없으니 어느 쪽이든 신을 수 있는 포인트슈즈. 단, ‘처음에만’ 말입니다. 포인트슈즈를 신고 발에 맞춰 손질하는 그 순간부터는 구분이 필요합니다. 발에 맞춰 형태가 변형된 슈즈 즉, 길들인 슈즈는 발을 따라서 자연스레 좌우도 자리 잡은 상태니까요. 그러니 매번 마음대로 신기보다는 슈즈 내부에 좌우를 미리 표기하고 구분하여 신는 것이 좋습니다.
- 포인트슈즈 뒷부분을 앞으로 쭉 당겨 접었을 때, 접힌 부분을 펜이나 연필로 가볍게 표시합니다. 그리고 올이 쉽게 풀리지 않도록 양쪽 끝을 불에 살짝 지진 리본을 미리 표시한 위치에 꿰매줍니다. 이때 슈즈 바인딩을 피해서 바느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인딩 안에 있는 조임끈은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이죠. 또한 리본이 쉽게 해질 수 있어 리본의 한쪽 끝을 15~20mm 정도 덧대어 접고, 슈즈 안쪽에 재봉하는 것이 좋습니다.
- 슈즈가 벗겨지지 않도록 고무밴드도 달아볼까요? 포인트슈즈를 신고 정자세로 서서 발목 전면을 고무밴드로 감싸봅니다. 그다음 살짝 타이트하다고 느껴질 만큼 밴드 길이를 조절해 밴드 끝부분이 뒤꿈치 양측면과 맞닿는 위치에서 바느질합니다. 가능하면 깔끔한 슈즈 외관을 위해 슈즈 내부에 꿰매는 것이 좋겠죠. 일반적으로는 고무밴드를 한 줄로 달지만 때로는 취향에 따라 X자로 겹친 이중 고무밴드를 활용해서 발을 슈즈에 더욱 밀착시키고 아치를 강조하기도 합니다.
낯선 신발 끈(?)을 어디서부터 묶어야 하나 싶지만 막상 한번 손에 익으면 리본 묶기는 생각보다 쉽습니다. 우선 플렉스(flex)의 발에서 한쪽 리본을 들어 발등 위를 지나 발목에 한 바퀴 두르고 반대쪽 리본도 똑같이 둘러 발등에 X자를 만들어 줍니다. 발목을 두른 두 리본을 안쪽 복사뼈 근처에서 모아 묶습니다. 그리고 매듭과 리본의 끝부분이 보이지 않도록 안쪽으로 넣어 깔끔하게 정리하면 끝이죠. 리본이 발목을 가볍게 조여서 발을 지지해주는 느낌을 기억합니다.
비싼 값에 정성까지 들인 포인트슈즈. 그러나 수명은 10~20시간. 아쉽지 않도록 최대한 오랫동안 신으려면 통풍에 신경 써야 합니다. 우리가 열심히 움직일수록 생기는 발의 땀과 습기가 포인트슈즈의 수명을 조금씩 단축시키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열심히 연습한 뒤에는 토 패드(토씽)를 빼서 통기성이 좋은 곳에 슈즈를 보관하고 슈즈 내부에 남아있는 땀과 습기를 빠르게 건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슈즈가 변형되지 않게 슈즈 모양 그대로 보관한다는 점도 꼭 기억해 주세요.
괜히 아쉬운 마음에 닳은 포인트슈즈를 붙잡고 신어봤자 슬기로운 발레 생활에 해가 될 뿐, 포인트슈즈가 전과 같지 않다면 미련 없이 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겉보기에 새 것처럼 깨끗한 슈즈라도 토박스가 너무 물러 발끝이 짓눌린다면, 섕크가 뒤틀리고 과도한 굴곡이 생긴다면, 슈즈가 더 이상 지지대의 역할을 못한다면 과감하게 새 포인트슈즈로 교체해야 합니다. 간혹 발 크기와 모양이 바뀌거나 실력 향상으로 인해 다른 옵션의 포인트슈즈를 신어야 하는 경우도 있죠. 그러니 부지런히 발끝에 집중해야 합니다. 포인트슈즈의 정확한 착화감과 수명이 다한 그 순간을 정확히 느끼면서 말입니다.
[참고]
All About Pointe allaboutpointe.weeb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