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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빠릿한 달팽이 Nov 27. 2020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브런치를 시작하며

저는 아이들 어릴 때 육아일기를 많이 남기지 못했어요. 몸과 마음에 여유가 없기도 했고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못 했어요. 자주 가던 카페와 비공개 블로그 두 군데에 흩어져 있는 몇 편 안 되는 글들이 이제 와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매일 일기까진 아니어도 좀 부지런히 기록을 남겨놓을걸.. 아쉬워요.


중1 첫째가 사춘기에 들어섰어요. 세상의 전부였던 엄마는 이제 아이 삶의 배경이 되어가는 시기죠. 생각해보니 벌써 6년 후면 성인이 되네요. 아이도 엄마도 힘든 사춘기지만 저에겐 보호자로서 같이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에요. 아이를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이 시간을 기억하고 싶어서 기록을 시작합니다. 첫째가 수그러들어갈 즈음 둘째도 이 세계에 들어오겠죠.


제 사춘기는 물건 대충 넣고 닫아버린 서랍처럼 정리되지 않은 시간이에요. 사춘기 내내 왜 그리 감정이 격렬했는지, 뭐에 그리 벌컥벌컥 화가 났는지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어요. 아이를 보면서 저도, 제 사춘기도 같이 돌아보는 글을 써보겠습니다.  


아이들 이야기 외에 일상에서 드는 생각, 영화 감상, 여행기도 올리겠습니다. 제 생활과 생각도 소중하게 기억하고 싶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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