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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석 Jul 10. 2024

새로운 교육의 문화

자기주도교육은 새로운 교육 방식이자 교육문화이다. 이 교육방식은 자유와 여유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것이 창의성 발현에 특화되어 있다. 창조적 작업을 시작부터 끝까지 할 자유를 주는 것이다. 교육계의 언어로 과제집중력을 높이는 혹은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아직 학령기가 아닌 아이들 역시 비슷한 모습들을 많이 보인다. 이를테면 만 3-5세 사이에 아이들이 한 자리에 앉아서 그림 그리기에 1시간 이상 집중력을 보인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그런데 학교 생활을 몇 년 하고 나면 그런 집중하는 버릇을 잃는 아이들이 많다. 그와 대조적으로 자기주도교육을 하는 아이들은 계속해서 그런 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 모습은 장기와 단기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단기간 동안의 과제집중력은, 그날 하루에 1시간이든 2시간이든 계속하는 것이고 앞선 논의에서 충분히 떠올릴 수 있는 모습이다. 그것이 청소년기까지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학습자가 자라면서 장기간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과제집중력이 빛을 발한다. 글을 쓴다든지 그림을 그린다든지 무언가를 만든다든지 할 때, 어떤 작업물을 계속해서 그 작업만 하지는 않지만, 일단 시작하면 자신이 하고 싶을 때 그 작업에 돌아가고 또 돌아가고 해서 3주가 되었는 6주가 되었든 그 작업을 마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학교 스케줄이 우선적인 경우에는 그것 때문에라도 연습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 밖 학습자의 창의적 작업은 그것을 직업으로 삼은 어른들의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창의적인 것은 대체로 가르치지 않아도 되는 문제인 면이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 꼭 선생이 아니더라도 가르쳤을 때 배우고 성장하는 부분은 어떠한가. 이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위해 켄 로빈슨의 말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학교 개혁과 창의성에 대한 테드영상으로 유명한 그는 무엇이 교육성과를 가지고 오는가에 대한 문제에 대한 답을 아주 간명하게 표현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교육의 핵심은 선생과 학습자의 교류의 양과 질의 조합이다.


자기주도교육은 양의 면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질의 면에서 희망이 될 만한 교육방식이다. 우리 학교교육이 가야할 방향을 보여준다. 특히 두 가지 점에서 그러한데, 학습자에게 피드백을 많이 줄 수 있다는 점과 그러하기 위해서 그들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할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뇌과학 발견들의 교육적 함의를 잘 정리한 드안Dehaene은 학습에 있어서 피드백의 역할을 특히 강조한다. 빠르고, 세세하고 정확하며, 처벌받는 듯한 느낌을 주지 않는 피드백이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 교육 활동에서는 피드백보다는 평가가 많다. 사실 평가도 학습자들의 현재 상황을 정화히 파악하기 위한 진단적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그것을 교육학에서 형성적formative 평가라고 하는데, 한국 교육계에서 그런 기능을 별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험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그것이 석차를 내는 데 활용한다. 그런데 피드백으로서는 어떤가? 피드백은 빨리 주는 것이 좋은데, 시험과 시험성적은 배운 시점으로부터 최소 1주일 길면 한두 달 후에 받는 것이 흔하다. 피드백은 세세한 것이 좋은데, 시험은 세세하게 어디에서 틀렸는지 잘 알려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피드백은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좋은데, 시험 생각만 해도 손에 땀이 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드안Dehaene이 성적은 피드백의 방법으로는 아주 형편없는 것이라 말한다. 


이런 시험을 최소화 하고 학습자가 자신의 주변에서 피드백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을 더 수월하게 형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피드백이 가능하게 할 1;1의 관심을 주고 학습자가 그때그때 표현하는 관심사와 질문에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 홈스쿨링과 언스쿨링의 특징이다. 그 여유와 자유가 교실에서 크게 실천되지 않는 사이에,  자기주도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자기주도교육이 미래교육으로서 희망을 걸어보거나 최소한 주목해야 할 만한 이유를 살펴보았다. 2부에서는 좀 더 체계적으로 그 교육방법의 특징들에 대해서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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