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리소 May 30. 2024

'촌놈'을 맞이하는 마음

임수진(밤호수), 김보경, 김은영(루미), 류경희(하루마음), 박옥심(힐링튜터), 이화정(캐리소), 정혜원(어부), 배정환(하늘혼), 한영옥




출간이라는 말은 제게는 어울리지 않아요.

글을 좋아하고 소소하게 독서를 이어간다고 해도 그건 저와는 먼 이야기거든요. 그런데 그런 저에게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바로 '고요하고 진실된 그들' 때문이지요. 그들과는 2022년 겨울에 만났어요. 밤호수 님의 에세이 반에서 말이죠. 우리는 늘 조용했어요. 그리고 진지했지요. 그런 우리에게 밤호수 님은 고요하고 진실된 나, 일명 '고진나'라고 이름 지어 줬습니다. 고요한 우리들은 조용히 자신의 몫을 잘 이행해 나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고요하고 진실하게 출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6월 4일에 태어납니다.


밤호수 님을 필두로 아홉 사람의 이야기가 이제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세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홉 명의 가슴에 빛나는 파문 하나는 그어놓을 거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수십 명의 단체사진 속에서 내 아이나 우리 가족은 눈에 딱 뜨이고 흐릿한 실루엣에 깃든 그날의 표정까지 보이는 거요. 그렇듯이 우리는 우리 안에 그어질 이 선 하나에 감동하고 감격하며 고마워할 겁니다.


출판사는 '이곳'이라는 이름입니다. 대표님은 발랄하고 정감 넘치는 디자이너시고요. 그래서 책의 퀄리티나 디자인은 걱정 없습니다. 다만 우리의 글이 어떤 표정으로 옷 입고 독자를 찾아갈지가 무척 걱정됩니다. 이젠 독자 앞에 독립적으로 설 우리의 문장이 실수하지 않기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봅니다.



함께 한 작가들의 면면이 촌스럽게 펼쳐진 책입니다. 촌놈의 얼굴을 한 우리들은 내밀하고 부끄러운 자아를 굳이 감추지 않았습니다. '집'이라는 배경 안에다 우리의 눈물과 성장과 실패와 회한을 쏟아부었습니다.
그 과정이 어린아이의 성장처럼 시간과 성숙이 필요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면 비겁하지 않았고 당연했지요. 촌스러움은 그런 것 같아요. 맨얼굴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나이스한 도시스러움이 결코 말하지 못하는 맨얼굴을 촌스러움은 여과 없이 보여주어도 좋았습니다.
아, 자랑은 이제 그만!

여러분에게 이 팔불출 같은 심정을 마구 알려드리려고요. 함께 기뻐해 주시면 더없이 감사할 겁니다. 이 책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 모르지만 우리 모두에게 좋은 길로 걸어가는 길동무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