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엄마가 이 책을 만났을 땐 정말 당황했단다.
정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
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는 할머니가 손에 닿지 않은 차원으로 가신 것이 믿기지 않아 마음에 커다란 씽크홀이 생겼어.
이 세상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니 정말 고아가 된 것 같은 마음이었거든.
그래서 이 책 제목이 엄마를 붙잡은 것 같아.
처음 본 외계인의 입을 통해 외계어를 듣는 것 같아 엄마는 이 책을 책장으로 고이 보냈어.
언젠가 이 책이 엄마마음의 장막을 열고 귀를 뚫어줄 날이 있겠지 하면서.
엄마는 무엇을 놓아버리고 싶었을까.
마음 안에 꽉 붙잡은 그리움이 엄마를 무겁게 하고 있으니 손아귀의 힘을 풀어 자유롭고 싶었을까?
이 책의 내용처럼 완전히 포기하고 항복이 주는 후련함을 맛보고 싶었을까?
무언가에 이끌리듯 새벽독서를 시작했고, 새벽에 읽을 책이 없어서 엄마는 이 책을 다시 한번 열었단다.
무슨 말인지 굳이 알려고 하지 않고 그저 엄마는 이 책 속으로 한 걸음씩 걸어 들어갔어.
이 책에서 각자의 내적여행을 떠날 수 있다고 하길래 엄마도 힘을 풀고 읽었지.
그러면서 그냥 돌아가신 울 엄마가
생각나면 생각했고,
그리우면 그리워했고,
보고 싶으면 떠올렸고,
너와 할머니 얘기를 나눴어.
그러면서 이 모든 것들이 그저 사랑이구나!
느꼈단다.
사랑은 억지로 끌어올릴 필요도 없고, 억지로 밀어내는 것도 아닌 그저 내 안에 있는 사랑주머니를 열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어.
울 엄마를 마음속으로 떠올리며 사랑스럽게 여겼어.
그게 바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높은 진동수인 사랑을 떠올리는 요법이었던 거야.
그래서 엄마는 스스로 깊은 그리움 속에 엄마를 매몰시키지 않고도 충분히 네 외할머니를 사랑하고 놓아줄 수 있었단다.
딸아,
네가 너의 자잘한 단점들 때문에 네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한 적이 있었지.
그때 엄마는 너의 그 단점들이 너를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들었으니 결코 미워하지 말라고 말했었잖아.
이 책엔 너에게 닥친 문제의 답은 너의 내면에 있고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걱정하던 외적 치유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어.
네가 너의 단점을 바라보는 감정이 너를 힘들게 한다면 그 감정에 힘을 실어주지 않도록 해보렴.
어떤 생각이나 일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르는 감정 때문에 괴로운 것이라고.
그러니 감정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감정에 저항하거나 판단하는 걸 멈춰.
감정에 저항하지 않으면 감정 이면의 에너지가 사라지면서 감정이 없어진다고 해. (P. 45)
그래서 어떤 것을 완전히 항복하면 그것이 의식에서 사라져서 정작 생각나지 않기 때문에 사라진 줄 모르게 된다는 거야.
무의식적으로 그것에게 휘둘리지 않게 되는 거지.
그렇게 된다면 넌 네 안에서 새로운 용기의 눈을 뜨게 될 거야.
놓아버림이 일상에서도 쓸모가 많지만, 특히 위기가 왔을 때는 크게 괴로울 일을 미리 막거나 가볍게 하기도 해.
그래서 엄마도 이 놓아버림을 조금씩 서서히 사용해보고 있어.
근데 신기한 건 마음을 놓아버림 모드로 바꾸면 '용기'의 수준으로 올라간다는 점이야.
용기는 우리에게 이런 것을 알게 해 준단다.
"나는 해결할 수 있어."
"책임질 수 있어.",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 벗어날 수 있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해서, 낡은 관점은 놓아 버리고 새 관점을 탐구할 수 있어.", "아주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내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나는 내가 적극적이고 능력 있다고 생각해." (P. 195)
어때? 어쩐지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니?
용기를 가진 사람은 덜 완고하고, 융통성이 있고, 타인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좋은 부모, 좋은 상사, 좋은 직원, 좋은 시민이 된다고 해.
그래서 엄마는 이 책을 만나기 전보다 많이 커진 나를 느끼고 있단다.
어떤 일이든 긍정회로를 돌리길 좋아하게 되었어.
내게 온 일이 힘든 일이든 고통스러운 일이든 내게 왔다면 분명히 교훈을 줄 거라고 믿게 되었지.
노벨상 수상자인 존 에클스 경은 과학계와 의학계의 믿음과는 달리 뇌는 마음의 근원이 아니며 그 반대가 진실이라는 점이 평생에 걸친 연구 끝에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마음이 뇌를 제어하며, 뇌는 (라디오처럼) 수신 장치로 기능한다. 즉 생각은 전파와 흡사하고 뇌는 라디오와 흡사하다.
마음의 의도가 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지, 뇌가 의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P. 262)
그러니 딸아, 너도 나도 우리의 마음에서 삶을 시작하고 우리의 마음의 얼굴을 잘 바라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