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내가 나의 처소에서 조용히 감찰함이 쬐이는 일광 같고 가을 더위에 운무 같도다.
-> 일광이 불 같이 쬐고 가을 더위에 이슬이 무르녹을 때에 내가 나의 처소에서 조용히 보리라
- 이사야 18: 4
진리가 무엇인지 모르는 마음이 진리를 두려움과 관련짓는 것은 몹시 부적절하다.
- 기적 수업, 헬렌 슈크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은 있지만, 나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진리와 연결 짓는 무례를 범한다. 싫다, 싫다 노래하며 아무것도 취하지 못한다.
미지근한 물이 내뱉어 버려지듯이 나는 버려질지도 모른다.
오늘 하늘엔 엄중한 경고를 담은 구름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가 애써 회피했던 진실을 떠올리게 하는 회색 구름.
깨달으라는 듯이.
알아차려 행동하라는 듯이.
아마존을 파괴하고 흩뜨려놓은 인간에게 자연이 주는 말없는 채찍처럼 무거운 메시지가 흐른다.
산 중턱 평화로워 보이는 집들이 이 구름의 경고를 이고 언제까지 저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어쩌면 모든 생명들이 자신의 수명을 다 하고 사라지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면 언젠가 산은 자신을 무너뜨리고 내게 달려들어 내 뼈를 부수리라.
산도 그 일을 완수하기 위해 순서에 입각한 움직임의 과정을 천천히 밟고 있을 것이다.
사태의 징조들이 진동과 무너짐의 균열을 심으면서.
징조는 서서히 사태는 급격히!
그림 같은 새 한 마리,
구름이 무게를 싣고 흘러가는 그 아래 유유히 날갯짓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새의 무심함이 다가올 폭풍을 기다리는 고요의 모습이다.
신을 슬프게 하는 자 누구인가!
모든 것을 허락하고 행복하기를 정해주고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살아가도록 문을 열어준 신에게 어깃장을 놓으며, 깽판을 치는 나는 누군가.
어린아이처럼 응석을 부리고 재롱을 떠는 것에 이어 왜 나를 이런 모양으로 낳았느냐고 부모를 꾸짖는 자가 대체 누구냔 말이다. 지킬 만한 모든 것 중 마음을 지키라고 하였는데 마음은 폭풍우에 춤추는 깃발이 돼버린다.
생명의 근원이 마음에서 나고 마음은 그 틈새에서 독창성을 발견한다.
글을 쓰는 일은 내게 물 한 잔을 마시는 일과 같다. 흘러가는 공기에 꽃바람 하나 얹는 일과 같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이란 지금 우리에겐 없다.
마른 뼈에 생명을 채우라.
등 아래 놓인 어둠에 일광 하나 쬐는 일.
글을 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