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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로 충만해진

by 캐리소





사람의 몸은 완전히 균제를 이루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팔은 팔과 그리고 전체는 세계의 전체와.
각 부분은 가장 멀리 떨어진 것도 동포라고 부를 수 있다.


그것은 머리와 발이 은밀한 친교를 맺고 있고,
그 머리와 발이 달과 조수(潮水)와 친교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멀리 있는 것도
사람이 이것을 잡아 그 먹이를 보존하지 않은 것은 없다.
사람의 눈은 가장 높은 별도 끄집어 내린다.
사람의 몸은 작으나 전 세계이다.


우리의 육(肉) 속에 그 지기(知己)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풀은 기꺼이 우리의 육체를 치료한다.
우리를 위하여 바람은 불고,
대지는 휴식하고, 하늘은 움직이고, 샘은 흐른다.


우리가 보는 것은 무엇이나 모두 우리에게 이롭다.
우리의 기쁨으로서, 아니면 우리의 보물로서,
전 세계는 우리의 찬장이거나 아니면 우리의 오락실이다.


별은 우리를 침실로 유인하고,
밤은 커튼을 끌어 닫고, 해는 그것을 열어젖힌다.
음악과 빛은 우리의 머리를 시중들고,
만물은 그것이 내려와 존재할 때엔
우리의 육체에 다정하고,
올라가 원인이 될 때엔 우리의 마음에 다정하다.


사람은 많은 하인의 시중을 받으면서 이 많은 시중을 못 느낀다.
사람이 병들어 창백하고 야위어 터벅터벅 걸어갈 때엔
어느 길이나 그를 도와준다.
아 위대한 사랑이여, 사람은 한 세계이고
또한 자기를 섬기는 또 한 세계를 갖고 있다.

-조지허버트 단시




글을 읽을 때 가장 빛나는 문장 하나에 무릎이 꺾인 경험이 있지만 더욱 뜨겁게 가슴을

떨게 하는 시는 영혼이 알아보고 반응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휘장을 걷고 그대로 말해준 시에서 우주가 반응하는 떨림이 느껴진다.


우리는 이 시를 듣고 모두 울었다.

내가 울었으니 세계도 눈물을 흘린 것이다.

무엇을 알아서 운 것이라기보다 그냥 듣자마자 영혼이 주르륵 눈물을 떨구어 버렸다.

우리가 보는 것은 무엇이나 우리에게 이롭고 우리도 이롭게 할 수 있다.

그러니 생명아, 생명답게 아름답자.

내가 살아있는 것이 세계에 유익이 되게 하자.

세상엔 이렇게 아름다운 시도 있고 아름다운 정신도 있다.

영원한 현재를 사는 노철학자도 있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언제나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별의 명멸처럼.


아름다운 것들로 충만해지는 날이다.




https://youtu.be/5KSwfHpO9n8?si=f4F1krG7hkmzCs5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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