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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Apr 25. 2024

함부로 운동하지 마라

사람은 살면서 크게 걱정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단다. 돈과 건강이다.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돈은 젊어서는 조금 덜 있어도 상관없다. 심지어 진행하던 프로젝트나 사업에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젊음의 특권이다. 나이 들면 이게 잘 안된다. 한번 실패하면 재기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건강은 삶의 여정에서 어느 때나 중요하다. 밤잠 안 자고 돈만 좇는데 몰두하면 젊음도 소용없다. 바로 병원신세를 져야 한다. 그나마 젊어 회복능력이 있어 빨리 일어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수록 회복능력은 감쇄된다. 특히 심혈관 질환이나 혈액 관련 질환으로 인한 인지장애나 행동장애를 겪게 되면 인생의 화양연화는 한풀 꺾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하고 신체의 성적표를 받게 된다. 항목별로 자세한 숫자로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올해 건강검진을 받고 작년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는 사람 있으면 손들어보라.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건강점진 성적표에 빨간 경고등이 켜진 숫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라고 부랴부랴 운동을 시작한다. 유튜브를 뒤지고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조언을 듣고 살펴보기도 한다. 그리고 따라 한다. 조깅화도 사고 피트니스센터에 등록도 하고 주말마다 등산도 가고 수영장에도 간다. 마치 온몸을 불사를 것처럼 나선다. 그런데 이 열정은 딱 한 달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 대부분 사람이 그렇다. 의사들이 돈 벌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작정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벤치프레스에 누워 부들부들 떨며 10kg짜리 역기를 들어 올린다. "이 정도쯤이야"로 시작한다. 유산소운동 강도를 높인다고 트레드밀 속도를 시속 10-12km로 맞춰놓고 뛰기 시작한다. 5분도 못 뛰고 내려온다. 그래도 땀 흘리고 샤워하고 체중계에 올라서본다. "우와! 체중이 1kg 줄었다." 착각하지 마라. 땀 흘려 물 빠져서 체중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뿐이다. 집에 가서 시원한 콜라 한잔 마시면 바로 원상복구다.


사람마다 해야 하는 운동이 각각 다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식이요법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안 먹어서 살 빼는 게 최선이 아니라는 소리다.

특히 운동을 선택하는 데 있어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전문가가 옆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여기서 전문가는 의사 선생님과 건강 트레이너다. 유튜브에 나오는 동영상 전문가는 그냥 참조만 하는 정도여야 한다. 건강검진 성적표를 받으면 신체 어디가 문제이고 이를 극복하고 보완하기 위해 어떤 운동이 필요하고 어떤 음식을 조절하며 먹어야 하는지가 딱 나온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지, 혈당이 높은지, 혈압이 높은지, 근육량은 어느 정도인지, 나이에 맞게 관리되고 있는지, 앞으로 관리해야 할 부분은 어디인지 숫자로 보여준다. 꼼짝할 수 없다. 이 성적표를 해석해서 적당한 운동과 연결시키는 것은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 "가슴에 스탠트 2개나 박은 앞집 아저씨는 매주 등산 다니며 몸이 좋아졌는데" "수진이 엄마는 홈쇼핑에서 파는 콘드로이친 먹고 관절이 좋아져 계단도 오르내린다더라"


건강에 팔랑귀는 쥐약이다. '카더라'에 절대 넘어가면 안 된다. "따라 해 봤더니 효과가 있던데"라고 할 수 있지만 일시적 효과일 가능성이 더 크다.


운동을 안 하는 것보단 무엇이 됐든 하는 게 좋겠지만 자기 신체 기능과 상태, 나이에 맞는 맞춤 운동을 해야 한다는데 방점이 있다. 무조건 걷고 뛰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소리다. 보통 50대 넘은 중년의 사람들이 건강검진에서 빨간 경고등 몇 개 있는 성적표를 받으면 걷기 운동부터 시작을 한다. 그러나 걷기 운동도 사람 나름이라는 것이다. 관절이 안 좋은 사람에게 오래 걷기는 오히려 관절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내 몸이 지금 어떤 상태인데 어떤 운동으로 보강할 것인가를 따져봐야 한다. 그래서 전문가의 판단과 조언이 필요한 것이고 운동할 때 전문가의 보조가 필요한 것이다.


피트니스센터에만 가도 그렇다. 개인 PT 받는 비용이 한 시간 1회에 보통 5만 원 정도나 한다. 한 달에 10번씩, 3달 정도 PT를 받는다고 하면 150만 원가량 든다. 일단 비싼 듯하여 PT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그까짓 것 운동기구 사용이야 유튜브에 널려 있는데 그거보고 따라 하면 되지 뭐" 이런 심사가 발동하여 개인 PT를 포기하게 된다. 이 포기가 함정이다. 헬스클럽 기구들은 모두 특정 근육을 발달시키도록 개발되어 있다. 멋모르고 달려들어 남들 하는 거 따라 했다가는 근육 상하고 관절 망가진다. 몸 만들러 갔다가 몸만 상한다. 영양제 사고 건강식품 돈으로 운동하는 법, 헬스클럽 기구 사용법을 직접 배우는 것으로 투자를 바꿔한다.


왜 건강, 건강, 운동, 운동하는가? 건강수명을 늘리고자 함이다. 80-90대가 되어도 두 발로 걷고자 함이다. 두 발로 걸을 때까 지가 인생이라고 하지 않던가? 인생의 노년기를 병원 침대에 누워 보내기에는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년의 생활이 어떻게 될 것인지 눈에 훤히 보인다. 각자의 눈에는 자기의 노년이 선명하게 그려질 것이다. 하루빨리 자기의 건강 성적표를 들고 전문가를 찾아가서 눈물 나도록 혼나야 한다. 그래서 자기에 맞는 운동을 권유받고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운동을 하는데 재미를 붙이고 습관이 되도록 평생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그저 대충 걷고 대충 땀 흘리고 대충 뛰면 건강 역시 대충 그렇게 적응하고 만다. 그다음은 뻔하다. 대충 버텨내다 병원 침상으로 직행하고 전동 휠체어 신세를 지는 것이다. 그다음은 회복이 안된다. 남은 인생 암울해진다. 자기를 제대로 진단하고 제대로 운동을 해야 한다. 함부로 판단해서 운동에 뛰어들면 몸만 축난다. 운동도 알고 해야 보약이 된다. 유튜브 전문가가 아닌 실제 전문가를 만나 직접 배워서 운동을 하라. 건강을 위한 운동에도 돈을 써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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