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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샤할머니 Apr 29. 2020

이보다 더 좋은 놀이는 없을 듯싶다

쌀 소면 뻥튀기 두부 놀이

난 원래 먹는 걸로 장난 안친다 주의인데....

세상이 달라지고 많은 아이들이 촉감놀이다 오감발달이다 해서 무해한 재료이기에 더 걱정 없이 식재료를 갖고 논다.    

코로나로 오랜 기간 아이들과 집에 있으면서 늘 만지고 싶어 했던 쌀을 갖고 놀리더니 그걸 시작으로 버티다 버티다 놀이매트를 장만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나도 이제 식재료를 갖고 놀리는 건가 싶다.


돈 자체는 큰돈이 아닌데 먹는 걸 버린다는 게 아직도 영 탐탁지 않다.

그나마 세일하는 품목을 고르며 작은 위안을....

이젠 문구점에 이어 마트까지 장난감 가게가 된 기분이다.

세일하는 소면과 눅눅해져 아무도 먹지 않는 뻥튀기 그리고 평소에 사 먹지는 않는 판두부 네모를 가지고 놀아봤다.

아무래도 둘째에게 더 맞는 놀이지만 역할놀이를 하며 엄마가 즐겁게 소꿉놀이에 참여한다면 첫째에게도 이보다 좋은 놀이는 없을 듯싶다!


쌀을 여러 종류의 그릇에 옮겨 담으며 노는 아이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장난감보다 직접 내가 사용하는 그릇들을 주었을 때 더 재밌어한다.

찜판이나 체망, 국자는 빠지지 않는 도구. 거기다 지퍼백과 일회용 비닐장갑에도 담토록 해봤다.

얌전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잘 놀아준 우리 아이들에게 고마웠던 날.




소면과 뻥튀기를 손과 발로 부시며 스트레스를 날렸다.

국수를 좋아하는 첫째는 면이 아직 남았냐고 이따가 먹을 수 있냐고 계속 확인하는 게 이렇게 부셔버리는 게 영 내키지 않는 눈치다.

그러면서도 재미는 있는지 부시고 매트에 흩뿌리면서 비가 오는 소리 같지 않냐 하는데 그 표정이 마치 대단한 발견을 한 것 마냥 으쓱거린다.

뻥튀기에 찔러도 보고 케이크에 초를 꽂았다며 후 불어도 보고 지근지근 밟아보기도 한다.

국수 좋아하는 첫째가 소면을 아까워해서 아무래도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면을 갖고 노는 날이 아닐까 싶다.




발로도 밟아 보고 손으로 차가운 두부를 으깨는 신선한 기분을 만끽해봤다!

자르고 으깨는 기분이 정말 좋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의 도움이나 참견 없이 긴 시간 앉아 있었다.

아마 하나의 놀이로 제일 오래 앉아있던 게 아닌가 싶다.

첫째는 쿠키 틀로 찍고 클레이 도구를 이용해 케이크 장식을 하는데 대단한 집중력을 보였다.

둘이 신나게 두부를 밟으며 살짝씩 미끄러지 것을 얼음 위를 걷는 거 같다고 말하는 첫째를 보는 게 불안 불안했지만 엄마가 껴드는 모습을 보이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첫째도 이제 그 정도는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뿌듯해하지 않을까?

심하게 넘어지지 않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끼리 즐겁게 몰입해서 놀았다.

두부 놀이는 앞으로도 한 번씩 해야지.

두부로 좀 더 다양하게 놀 방법을 궁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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