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한지 두 달이 흘렀다. 언제나 그렇듯. 과거에 내가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의 기억들은 시간이 흐르고 점차 옅어지며 조금씩 후회의 감정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내가 참을성이 없었던 걸까' 서부터 '내 인생 어디서부터 꼬인 거지'까지 나 자신에게 전혀 득이 되지 않는 부정 가득한 잡생각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머릿속에 맴도는 것 같다.
무엇이든 다시 시작해 보기로 해서 나온 거였는데, 그 시작을 하기까지가 참으로 고민이 되고 어려운 것 같다. 특히 30대의 퇴사는 더더욱. 사회는 냉정했고 현실은 차가웠다. 이 나이에 새로운 직무 인턴을 지원하자니 서류를 쓰는 족족 탈락했고, 또 경력을 살려 지원하자니 또 똑같은 고민으로 나오게 될 것 같은 느낌에 주저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일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하나 확실한 것은, 어떤 일을 하든 나는 일 자체를 너무나 좋아한다. 그리고 좋아했었다. 첫 번째 회사에서 일이 참으로 재밌었고 정말 큰 스트레스 없이 다녔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내가 그렇게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 문화'와 '같이 일하는 사람'이었다. 일이 어떻든 간에 나는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서 동기부여를 많이 얻는 편인 것 같다. 그래, 그러고 보니 직전 회사도 결국 '사람' 때문에 나온 거였다. 직무가 아니긴 했다. 또 일은 나에게 일상에 있어 적당한 긴장감을 줄 뿐만 아니라 다른 차원의 활력을 준다. 적당한 스트레스와 긴장감. 그리고 일이 주는 일상의 안정감. 그래서 일이 하고 싶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닌, 내 가치관과 내 적성에 맞는 일.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도전해 봐야겠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현실을 살다가도 삶의 모호함과, 백수 그 자체가 주는 불안함과 무기력함이 나를 엄습하지만 그래도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나의 삶을 보다 잘 살고 싶어서 '퇴사'를 선택했고 이런 내 결정에 남들의 평가를 의식할 필요는 없다. 지금 내가 오롯이 느끼고 있는 인생에 대한 여러 감정들을 잘 기억하고 싶다. 그래서 훗날 좀 더 단단하고 깊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해보자. 어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그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일은 나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것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