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지나 새해 2022년이 오면 코로나가 어언 3년째로 다가옵니다.
설마 설마 끝나겠지 하는 기대 , 내년에는 하는 기대, 모든 희망의 기대와 소망을 저버린 코로나.
이미 우리는 이게 일상일까요? 혹시 내가 긴 꿈을 꾸나요?
원망과 기대와 탄식은 아무리 울부짖어도 우리의 힘으로 불가항력이라면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가운데
그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봅니다.
집콕 생활 속에서 그간의 쓴 수필을, 그간에 쓴 시를 모으고 브런치에도 쓴 코로나의 소회의 글들을 정리해서 딸과 함께 한 권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화가가 주업이라 언제나 뒤로 밀렸던 글 쓰기가 자연히 앞으로 당겨지네요
내가 만들고 싶었던 나만의 책 일반 출판사의 형식을 저버리고 싶었던 책을 나이 70의 노안으로 독수리타법의 화가 엄마와 이제 오십 넘은 IT전문가인 딸과 함께 만들었어요.
올해 8월, 경기콘텐츠코리아 랩의 '독립출판과정'의 교육을 받은 딸은 1인 출판사 등록을 하고 엄마의 소망과 딸의 소망 - 언젠가 엄마의 책을 출판해주고 싶다는 - 을 이루었습니다.
코로나의 무서운 괴물을 피해 집에서 둘이서 오손도손 컴으로 원고 넘기면 딸이 인디자인으로 레이아웃을 잡고 그럼 다시 그림을 붙이면 글을 붙이고 이게 맘에 든다 저게 맘에 든다 토닥토닥 아니야 그 색이 아니야
"엄마, 그건 불가능해요 본래 그렇게 하는 거예요."
"엄마, 그 인쇄는 가격이 엄청 비싸요."
"엄마, 띄어쓰기 오자 좀 줄여주세요. 너무 힘들어요."
"오탈자 그거 네가 좀 고쳐서 써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어."
그간에 젤 많이 듣는 말이다.
"엄마 같은 화가 고객이 젤루 까다로워요."
맞아요 평생 색만 보고 이미지만 보는 화가다 보니 누구보다 까다로울 거예요.
어쨌든 딸 덕에 펀딩이라는 새로운 제도에 올라타 보기도 하고, 제 그림에 큐알 코드까지 입히고 독자의 시를 쓸 자리까지 비워둔 "날마다 소풍"이 완성되었어요. 정말 상상도 못했던 큐알코드에 핸드폰을 갖다 대면 저의 영상작품이 노래하며 움직이고 모든 세상의 흐름이 급속히 달라집니다.
무척 기쁘지만 출판 기념회도 가족끼리 조촐히 하면서 몇 달 고생한 그 기쁨을 누립니다.
하긴 책을 만들며 느끼는 행복 역시 무시할 수가 없어요 제책 속에 인생을 편집하는 나만의 기술이랄까 그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나중에 코로나 다 끝나고 나면 '그래도 그간 책 한 권은 썼잖아' 하고 말하고 싶은 나를 위한 위로라고 나 할까요.
무슨 핑계를 만들어도 우리 모두 위로할걸 만들어 축하하며 이 어두운 터널을 이겨내기를 바라는 맘이
책에 곳곳이 배어있답니다.
브런치의 독자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날마다 소풍"이 조금의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